김밥 장사로 평생 모은 전 재산을 기부하는 등 아름다운 나눔을 이어온 박춘자 씨가 자신의 집 보증금을 기부하고 94세를 일기로 영면에 들었다.
초록우산재단(재단)은 박 씨가 11일 세상을 떠나면서 생전 밝힌 뜻에 따라 살고 있던 집 보증금 5000만 원을 기부했다고 13일 밝혔다.
박 씨의 마지막 선행은 2019년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로 본인이 사망할 때 살고 있는 집의 보증금 5000만 원을 추가로 기부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재단에 따르면 박 씨는 중학교를 중퇴한 10세 무렵부터 일본 순사들의 눈을 피해 서울역 앞에서 김밥 장사를 시작했다. 이후에도 남한산성 길목에서 등산객을 상대로 김밥 장사를 이어갔다. 2008년 박 씨는 “돈이 없어 학업을 놓아야만 하는 아이들을 돕고 싶다”며 모은 돈 3억 원을 재단에 기부했다. 같은 해 한 수녀원에 장애인 그룹 홈 건립을 위해 3억 원의 후원금을 기부하기도 했다.
또 2011년에는 해외 아동 지원에 써달라며 1000만 원을 재단에 전달하고 2019년에는 “죽기 전 조금이라도 더 나눠야 한다”는 말을 전하며 재단에 매월 정기 후원을 신청했다.
2021년에는 LG 의인상을 수상하며 그간의 선행 공로를 인정받고 같은 해 12월에는 청와대 기눔 단체 행사에 초청받아 가슴 아린 사연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홀아버지 밑에서 자라며 일본 순사를 피해 김밥을 팔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그렇게 (번 돈으로) 먹을 것을 사 먹었는데 너무 행복해서 남한테도 주고 싶었다”며 “돈이 없는 사람에게 돈을 주면 이 행복을 줄 수 있었다. 나누는 일만큼 기분 좋은 일이 없었다”고 말했다.
박 씨의 발인은 이날 경기 성남시 소망장례식장에서 엄수됐으며 안성추모공원 납골당에 안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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