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대학 증원을 둘러싼 갈등 속 의대 교수들도 집단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 의대 재학생들이 “의사는 국민을 이길 생각이 없다”며 정부 측에 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13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 연세대, 울산대, 가톨릭대 등을 포함한 19개 의대 비대위 대표들은 전날 오후 8시 30분부터 11시까지 온라인 회의를 열고 집단 사직서 제출 등 공동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들은 회의 후 “곧 닥칠 전공의에 대한 사법적 조치와 의과대학 학생들의 유급·휴학은 현재 가장 시급한 비상사태”라며 이를 막기 위해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대위’를 조직하고 연대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부산대 의대 학생들이 ‘국민을 이길 생각이 없다’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인 모습이 포착됐다.
부산대 의대 비상시국 정책대응위원회(이하 TF팀)는 최근 ‘의사는 국민을 이길 생각이 없습니다. 국민의 건강을 지키고 싶을 뿐입니다’ ‘대통령은 즉각 조건 없는 대화에 나서라’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TF팀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기준 부산의대 총원 590명 중 582명이 동맹 휴학원을 제출한 상황이다.
앞서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부는 의사들을 이길 수 없다. 의사들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 것 자체가 어이없을 정도로 어리석은 발상’이라는 글을 올려 논란을 빚었다.
노 전 회장은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을 부추긴 혐의 등으로 고발돼 지난 9일 경찰에 출석했다.
한편 대표적인 기피과로 알려진 흉부외과 의사들도 “어떤 경우에도 환자를 포기하지 않는다”며 이번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호소에 나섰다.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는 지난 10일 성명서를 내고 “정부 정책을 반대하지만 병원에 남은 의사들은 번아웃의 위기 속에서 국민 건강과 생명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점에서 조건 없이 (정책을) 재논의하고 정부의 진정 어린 사과를 통해 지금의 사태가 임계점 아래에서 조속히 해결되기를 염원한다”고 했다.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대위는 “비대위의 목표는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인 의과대학 학생과 수련병원 전공의가 무사히 복귀하여 교육과 수련을 마치는 것”이라며 “정부는 우리들의 절박한 외침에 귀를 기울여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학업과 수련에 복귀할 수 있는 협상의 자리를 마련해주기를 간곡히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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