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이 긴축 완화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이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CNBC는 12일(현지 시간) 영국 이코노미스트 산하 싱크탱크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EIU)의 보고서를 인용해 “인플레이션이 완화되면서 투자자들은 금리 결정을 주시하고 있다”며 “전문가들은 올해 후반 여러 국가의 완만한 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과 일본이 긴축적 통화정책의 예외 지역으로 남은 아시아에서는 한국이 처음으로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권구훈 골드만삭스 아시아 담당 수석 연구원은 “한국은 여전히 아시아에서 최초로 금리를 인하하는 국가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며 꾸준한 물가 상승세 둔화와 민간 소비 위축을 근거로 제시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2일 금융통화위원 전원 일치로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물가 수준이 목표치보다 상당히 높은데 물가가 전망대로 내려갈지는 살펴봐야 한다”며 “금리 인하 논의는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 권 연구원은 “AI 확산으로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크게 반등하면 한은은 미국의 통화정책과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경우 6월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주 인플레이션 신호가 개선되면 연내 금리가 인하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일정을 제시하지 않았다.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연간 2.4% 수준으로 목표치인 2%를 웃돌고 있다.
유로존의 유럽중앙은행(ECB)는 지난주 기준금리를 사상 최고치인 연 4%로 유지하며 6월 이전에는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을 시사했다. ECB는 물가 상승세가 예상보다 빠르게 완화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연간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종전 2.7%에서 2.3%로 낮췄다. 목표는 연준과 마찬가지로 2%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