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과거 ‘목발 경품’ 발언으로 논란이 된 정봉주 전 의원의 거취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정 전 의원이 사과하며 수습에 나섰지만 ‘거짓 사과’ 논란까지 불거지고 또 다른 막말도 드러나 당 안팎에서는 정 전 의원의 서울 강북을 공천을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정 전 의원은 14일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올리고 “다시 한 번 나라를 지키다 사고를 당하신 두 분의 피해 용사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당분간 공개적인 선거운동은 중단하고 유튜브 등 일체의 방송 활동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2017년 “비무장지대에서 발목 지뢰 밟는 사람들에게 (경품으로) 목발 하나씩 주자”고 발언한 것으로 최근 확인돼 지탄의 대상이 됐다. 2015년 경기 파주시 비무장지대에서 한국군 2명이 북한의 목함지뢰를 밟아 다친 사건이 발언의 배경이다. 그는 이후 “당사자에게 사과했다”고 해명했지만 이조차 사실과는 다른 것으로 나타나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국민의힘은 정 전 의원의 또 다른 막말 의혹도 제기했다. 박정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은 논평에서 “정 전 의원은 2014년 조계종을 향해 ‘생선 썩은 비린내 진동하는 곳’으로 매도했고 2015년에는 ‘조계종은 김정은 집단’이라고 막말을 퍼부었다”면서 “불교계를 향한 극단적 언행 논란이 새삼 기가 막힌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민주당에서는 후보 교체를 검토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돈봉투 수수 의혹’을 받는 정우택 의원에 대한 공천을 취소하며 엄정 대응한 만큼 민주당도 상응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은 확산하는 형국이다.
2012년 19대 총선 당시 정 전 의원과 ‘나는 꼼수다’ 멤버로 함께 활약한 김용민 후보의 막말 논란이 총선 패배로 귀결된 사태를 되새겨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재명 대표도 “문제의 심각성을 저도 인지하고 있다”면서 “국민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도록 하겠다”고 후보 교체 가능성을 내비쳤다.
정 전 의원에 대한 공천 취소를 결정하더라도 서울 강북을 후보를 두고 또 다른 갈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 경선 결선에서 정 전 의원에게 패한 박용진 의원을 공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지도부에서는 제3의 인물을 전략 공천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안규백 전략공관위원장은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렇게 되면 제3의 인물이 가는 게 원칙인데 여러 가지 정무적 판단을 고려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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