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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잠한 北…7차 핵실험 '한 방' 노리나

미사일 도발 한 달째 안 해

中 양회, 러·일과의 관계 감안

다만 영변 핵시설 지속 가동

美 국무부 "정치적 결정만 남아"

"中·러 부정적 반응할 것" 반론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3일 조선인민군 땅크(탱크)병 대연합부대간 대항훈련경기를 지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 연합훈련과 4·10 총선에도 북한이 맞춤형 훈련만 할 뿐 이렇다 할 도발은 자제하고 있다. 중국 최대 연례 정치행사 양회 진행 기간 중 잡음을 만들지 않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 가능성 등을 감안한 조치라는 해석이다. 다만 7차 핵실험을 단행할 수 있다는 신호는 꾸준히 감지돼 핵실험이라는 ‘한 방’을 날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북한의 6차 핵실험은 2017년 9월에 있었다.

우선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한 것은 지난달 14일이 마지막이다. 당시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 하에 신형 지대함 순항미사일 '바다수리-6형'을 원산 동북방 해상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북한은 1월 24일과 28일, 30일, 2월 2일 등 새해 들어 여러 차례 미사일 도발을 이어갔지만 한 달째 잠잠한 상태다.

대신 북한 관영매체들은 김 위원장의 군부대 훈련 시찰 소식만 전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6일 서부지구 작전 훈련 기지를 방문해 직접 사격 자세까지 취하며 훈련을 지도했고 13일에는 신형 탱크 부대의 대항 훈련 경기에 참석했다.

이와 관련,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미 고위 관료들의 중간조치 언급, 일본과의 교섭기대, 푸틴 대통령의 방북 가능성, 북중 수교 75주년 기념 등을 감안해 전반적으로 상황을 관리하려는 모양새”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와는 별도로 핵실험 준비 정황은 계속 포착되고 있다. 13일(현지 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워싱턴발 기사에서 미국 상업위성 ‘플래닛랩스’가 지난달 26일 영변 핵시설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인용해 실험용 경수로와 연결된 펌프장에서 나온 냉각수가 흰색 거품을 일으키며 구룡강으로 배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냉각수 배출 여부는 영변 핵시설 내 원자로와 경수로의 가동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주요 신호다.

미 항공우주국(NASA)가 운영하는 ‘랜셋-8호’가 같은 날 촬영한 열적외선 영상에서도 영변 핵 시설의 ‘방사화학실험실’과 ‘우라늄농축시설’이 모두 열을 내며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으로서는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국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핵실험을 할 유인이 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지난 4일 “풍계리 핵실험장은 여전히 사용 중이며 새 핵실험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며 “새 핵실험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배되며 심각한 우려의 원인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한 논평을 요구한 미국의소리(VOA)에 미 국무부도 5일 “미국은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7차 핵실험 준비를 해왔으며 정치적 결정만 기다리고 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이 신중하게 움직일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켄 미국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RFA에 “북한이 지반이 많이 무너진 풍계리에서 7차 핵실험을 단행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이 일반적”이라며 “이미 여러 차례 핵실험을 통해 핵무기 제조 능력을 입증했다”고 봤다. 그는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하면 중국과 러시아조차 부정적으로 반응할 것”이라며 “김 위원장의 정치적 결정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우리 정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의 7차 핵실험을 중국이 만류하고 있다는 게 정설”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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