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스타 발레리나 스베틀라나 자하로바의 내한 공연이 한 달 앞둔 상황에서 국내외의 항의에 따라 결국 취소됐다. 이에 대해 이번에는 러시아가 “문화예술 협력이 정치적 게임의 인질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반발해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공연기획사 인아츠프로덕션은 15일 “팬데믹 이전부터 기획해 오랜 기간 준비하며 여러 상황을 고려해왔으나 최근 아티스트와 관객의 안전에 대한 우려 및 예술의전당의 요청으로 합의해 취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취소된 작품은 발레공연 ‘모댄스’로 4월 17일과 19~21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선보일 예정이었다. 공연은 명품 브랜드인 샤넬과 발레가 접목돼 무용 팬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아왔다. 그러나 자하로바가 참여하는 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는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 무용수들과 출연할 예정이었다.
자하로바는 무용계 아카데미상으로 여겨지는 ‘브누아 드 라 당스’를 두 차례 수상한 세계 최정상급 무용수다. 문제는 그가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라는 점이다. 그는 러시아국가예술위원회 위원이고 또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지지 서명에 동참하기도 했다.
앞서 주한우크라이나 대사관은 “침략 국가의 공연자들을 보여주는 것은 러시아의 부당한 침략을 정당화하고 우크라이나 국민의 고통을 경시하는 것과 같다”고 공연 취소를 요구한 바 있다.
공연 취소소식에 이번에는 러시아가 반발했다. 주한러시아 대사관은 이날 오후 논평을 통해 “(공연 취소소식이) 매우 안타깝다”며 ”여러 제3국 외교대표들이 러시아와의 문화교류를 중단하라는 부적절한 요구와 함께 예정된 러시아 발레단의 공연을 폄하 하기 위해 펼치는 비열한 캠페인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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