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7일 "노무현 대통령님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이번 만큼은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4·10 총선 민주당의 경기도 안산시갑 양문석 후보의 ‘노무현 비하’ 논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고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저는 노무현 대통령님을 살아 생전 한번도 만나본 적이 없다"며 "그럼에도 서거 소식을 듣고 광화문 분향소로 달려갔다"고 말했다. 이어 "국화꽃 한송이를 들고는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을 가슴 속으로 수없이 부르짖었다"며 "누군가 당신을 조롱할 때 왜 쳐다만 보고 있었을까, 언론과 정치인들이 당신을 멀리할 때 왜 손잡지 못했을까 가슴을 쳤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만큼은 후회할 일을 하고 싶진 않다"며 "대통령님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이번만큼은 지킬 것. 대통령님의 손을 두 번 놓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전해철 의원을 경기도 안산시갑 후보 경선에서 꺾은 양 후보는 2008년 한 언론 기고문에서 "이명박과 노무현은 유사 불량품" 등의 표현을 써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부겸 상임선거대책위원장, 정세균 전 국무총리,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잇따라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양 후보 논란에 대해 공천 철회 사유인 ‘막말’보다는 정치적 비판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 대표는 16일 취재진과 만나 관련 질의에 "노 전 대통령이 '대통령을 욕하는 게 국민의 권리 아니냐'고 말했다"며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을 비난한 정치인을 '비토'하지 않았을 것이며 나도 마찬가지"라고 답했다. 이어 "표현의 자유가 있다. 다만 그 선을 넘느냐, 안 넘느냐인데 국민 폄훼나 소수자, 약자 비하엔 책임을 져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양 후보 공천 문제를 두고 민주당 지도부 간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고 최고위원은 당 내 공천 갈등이 벌어지고 있던 지난달 27일 당 최고위원직 사퇴 선언을 했다가 13일 만인 지난 11일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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