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5연임이 확실시되는 러시아 대선이 마무리된 가운데 러시아가 향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세를 한층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7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모스크바에 살고 있는 마리아와 알렉산드르 부부는 “올 여름 공격이 계획돼 있어 병력 순환이 필요하다는 동원 소식을 들었다”며 동원령 발표 가능성에 두려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징집을 피해 해외로 도피했다가 최근 귀국한 알렉산드르는 이 때문에 재도피를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80% 이상의 높은 득표율로 재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푸틴 대통령이 인명 피해가 막심한 우크라이나 전쟁을 더욱 키울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러시아 정치학자인 예카테리나 슐만은 “권위주의 선거에서 결과는 예측할 수 있지만 (그 이후 발생할) 결말은 예측할 수 없다”며 “선거 이후는 인기 없는 결정을 내리는 시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유럽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주춤한 상황이 러시아의 추가 동원령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러시아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같은 해 9월 예비군 30만 명에 대한 부분 동원령을 내렸다. 그러나 징집 과정에서 수만 명이 다른 유럽 국가로 도피했으며 징집된 신병은 군사훈련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전장에 배치되는 등 논란이 일었다. 러시아는 올해부터 정규병 징집 상한 연령을 27세에서 30세로 확대했다.
다만 실제로 동원령이 내려질 경우 이에 대한 저항 움직임이 거세질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안젤라 스턴트 미국 평화연구소 수석 고문은 “푸틴 대통령이 향후 몇 달 내 동원령을 내릴 경우 이전과 같은 저항이 없을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일부 여론조사에서 러시아인 대부분이 전쟁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그들의 아버지, 아들, 형제가 동원돼 전투에 파견되는 것은 또 다른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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