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15일(현지시간)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램시마SC의 미국명)을 미국 시장에 출시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세계 유일의 인플릭시맙의 피하주사(SC) 제형이라는 점을 앞세워 내년 매출 1조 원, 3년 후에는 3조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것이 목표다.
짐펜트라는 셀트리온이 지난해 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신약 허가를 받은 제품이다. 종양괴사인자(TNF-α) 억제제 시장에서 폭넓게 쓰이는 정맥주사(IV) 형태의 인플릭시맙을 SC 제형으로 개발했다. 환자가 병원에 방문하지 않고도 자가 투여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크게 개선했다. 짐펜트라는 중등도 내지 중증의 성인 활성 궤양성 대장염 및 크론병 환자 대상으로 투여된다. 권장 용량은 2주 간격으로 회당 120㎎이다.
짐펜트라의 도매가격은 6,181.08달러(2회 투여분, 4주 기준)로 책정됐다. 짐펜트라의 신약 지위 및 염증성 장질환(IBD) 경쟁 의약품 가격, 미국 제약바이오 시장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효과적인 판매 전략을 운영할 수 있는 가격이라는 판단에서다.
셀트리온은 짐펜트라가 현재 출원된 SC제형과 투여법에 대한 특허가 등록될 경우 최대 2040년까지 특허 보호를 받을 수 있는 만큼 세계 최대 제약 시장인 미국에서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인플릭시맙을 포함한 미국 TNF-α 억제제 시장은 2022년 기준 약 62조 570억 원 규모다. 이 가운데 짐펜트라가 주력하는 IBD 시장 규모는 12조 8000억 원에 이른다.
셀트리온은 내년 타깃 환자 처방률을 10% 이상 달성해 짐펜트라를 연 매출 1조 원 이상의 글로벌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3년 안에는 연 매출이 3조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9년 유럽에서 먼저 출시된 ‘램시마SC’(유럽명)는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기준 램시마SC의 시장 점유율은 유럽 주요 5개국(EU5)에서 20%를 기록했다. 램시마 IV제형과 합치면 점유율 72%로 사실상 인플릭시맙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짐펜트라는 미국 현지 법인을 통해 셀트리온이 직접 판매할 예정으로 시장 공략을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복수의 중소형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에서 짐펜트라의 경쟁력을 인정해 별도 협상 없이 자체적으로 자사 처방집에 제품을 등재하는 등 출시 초반부터 처방 확대를 위한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 셀트리온은 대형 PBM과도 2분기 내 선호의약품 등재를 목표로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미국에서 개최되는 학회에 참여해 현지 의료진들에게 직접 짐펜트라의 제품 경쟁력을 알릴 예정이다. 환자들 대상으로도 보험 지원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제품 할인 및 공급 등을 지원하는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할 방침이다. 오리지널 인플릭시맙이 이미 20년 동안 사용돼 치료 효능과 안전성이 검증된 데다 집에서 간편하게 자가투여까지 가능해 현지 의료진 및 환자들 모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토마스 누스비켈 미국 법인 최고상업책임자(CCO)는 “이미 유럽을 비롯한 글로벌 전역에서 유효성 및 안전성을 입증하며 IBD 환자들에게 확실하게 자리매김한 치료제”라며 “치료 효능뿐만 아니라 편리한 치료 옵션까지 제공하는 짐펜트라가 미국 시장에 출시된 만큼 환자들이 보다 유연하게 질병을 관리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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