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를 앓고 있던 시어머니를 돌보기 위해 집 마당으로 들어서다 운전하던 차량으로 시어머니를 쳐 숨지게 한 며느리의 사연이 전해지며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18일 오후 전북 익산시 성당면의 한 시골 마을 단독주택 앞에서 치매 노인 A(91) 씨가 집 마당에 누워있다 자신을 돌보려고 운전을 해 온 둘째 며느리 B(55) 씨가 몰던 차에 치였다.
사고로 다리를 크게 다친 A 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B 씨는 시어머니 A 씨를 지극정성으로 모시는 ‘효부’였다. 익산 시내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B 씨는 7~8년 전부터 시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오전 8시 40분이면 어김없이 A 씨의 집을 찾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시어머니 A 씨가 오후까지 주간보호센터에 있는 동안 생업을 이어갔고, 오후 4시 40분께 A 씨가 귀가하는 시간에 맞춰 시댁을 찾아 시어머니의 식사를 챙기곤 했다.
당초 A 씨가 거동이 불편해지자 B 씨 부부는 그를 요양병원에 모시고 싶어 했지만 A 씨가 “고향 집에서 자다가 죽고 싶다”면서 집에서 홀로 생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A 씨의 아들 C(66) 씨는 집안 곳곳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고 A 씨가 거동하기 편하도록 각종 손잡이를 설치하기도 했다.
성당면 마을 이장은 “어르신이 워낙 깔끔한 성격이라 성인용 기저귀도 안 차려고 했고 3년 전까지만 해도 밭일을 할 정도로 정정하셨다”며 “워낙 고령이라 수년 전부터 몸이 안 좋았고 이런 뒤치다꺼리를 모두 B 씨가 했는데, B씨가 사고를 내고 오열했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경찰은 B 씨가 마당에 누워있던 시어머니를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토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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