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러시아 대선 개표 결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87%대의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당선돼 집권 5기를 열게 됐다. 사실상 종신 집권의 길로 접어든 것이다. 마침 이날 북한은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했다. 지난달 14일 신형 지대함 순항미사일을 쏜 지 33일 만의 도발이다. ‘뒷배’ 역할을 하는 러시아와 중국이 각각 대선과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등의 주요 정치 행사를 마무리하자마자 북한이 다시 무력 시위에 나선 셈이다.
푸틴 대통령은 야권 지도자의 의문사, 부정투표 시비 등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고의 득표율로 29년 집권한 이오시프 스탈린을 뛰어넘는 30년 집권을 확정 지었다. ‘더 강한 러시아’를 외치는 푸틴의 재집권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고 북러가 더 밀착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북한의 재래식무기와 러시아의 군사기술·경제 지원 등을 주고받는 거래가 가속화할 수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의 제재에 맞서 가까워지고 있는 만큼 자유민주주의 진영과 권위주의 진영의 신냉전 구도가 고착화되는 가운데 북중러는 더욱 더 결속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우크라이나 지원에 비판적이고 ‘북핵 동결-제재 완화 협상’ 방안을 검토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 리스크까지 겹치면 한반도 안보 지형이 급변할 수 있다.
북한은 4·10 총선과 미국의 11월 대선을 앞두고 러시아와 중국의 지원을 등에 업고 핵·미사일 도발 위협을 노골화하고 있다. 정부는 북중러의 밀착을 경계하면서 철저하게 군사·외교적 대비책을 마련해 대응해야 한다. 특히 북러 간의 협력이 위험 수위를 넘지 않도록 러시아에 대해 외교적인 협력과 압박을 병행해야 할 것이다. 또 이날 서울에서 개막된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등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함께하는 국가들과의 연대 강화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평화를 지키려면 누구도 넘볼 수 없도록 압도적인 힘을 키워야 한다. 또 북한이 어떤 도발을 시도하더라도 즉각 응징할 수 있도록 실전 훈련 반복 등 만반의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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