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국내 자동차 시장은 물론 전세계 자동차 시장은 당장이라도 ‘전기차’가 절대적인 우위를 점할 것처럼 보였다.
과거부터 이어왔던 ‘인류의 숙제’, 즉 지속가능한 미래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이라도 탄소발자국을 줄여야 하고, 다양한 부분에서 ‘친환경’에 대한 고려, 감안 등이 더해져야 하기 때문이었고 ‘전기차’ 그 자체로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답처럼 보였다.
물론 그 이면에 자리한 그림자, 즉 생산 과정에서의 환경 파괴’ 그리고 제품의 생애 주기가 모두 끝날 무렵의 ‘환경 부담’은 해결해야 할 또 다른 숙제다. 그러나 최근 전동화 전환의 속도 조절을 선언한 브랜드들이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실제 중국과 북유럽 일부 국가의 자동차 시장을 제외한다면 전기차, 그리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들의 점유율이 당초 예상보다 더디게 성장하고 있다. 이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도 확인되는 부분이다.
그 덕분에 전통적인 브랜드들은 ‘과도기’를 길게 가져갈 전략을 새로 수립하고 있고 전기 스타트업 브랜드들은 ‘생각보다 느린 전환’이 위기가 되어일부 브랜드에 대한 ‘가치 평가’가 다시 진행되고 일부 브랜드들은 중장기적인 생존 전략 수립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그래도 변치 않는 것은 존재한다.
바로 앞서 설명한 것처럼 미래를 위해서는 ‘화석연료’가 아닌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해야 하며 그런 의미에서 전동화 전환은 틀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즉, 많은 브랜드들의 ‘속도 조절’은 이어지겠지만 방향성은 유지된다는 것이다.
전기차의 수요 둔화 속에서도 더 좋은 전기차를 만들기 위한 기술적 발달은 이어지고 있고, 신생 업체, 중소 기업 등이 중심이 되었던 전기차 인프라 시장에도 SK, LG 등이 참여하는 것을 EV 트렌드 코리아 등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지난 시간 동안 마주할 수 있던 ‘전기차 시장의 뜨거운 인기’만큼은 아니어도 자연스레 ‘자동차 구매 단계’에서 전기차라는 선택지가 이제는 익숙하고, 평범한 선택지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 또한 더해지고 있다.
즉, 전기차를 구매하는 것이 더이상 특별한 일이 아닌 ‘일상의 일’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소비자들에세 선호될 전기차’ 역시 달라질 것이라는 견해가 더해지고 있다. 지금까지의 전기차들이 하이엔드 모델, 혹은 ‘선진 기술’로 이목을 끌었던 전기차들이 주류를 이뤘다면 이제는 ‘합리적인 전기차’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는 것이다.
물론 이전부터 국내의 자동차 소비자들은 늘 가격에 민감했고, 여러 매력을 검토하며 자동차를 구매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합리성을 순간적으로 망각하게 만드는 ‘밴드왜건’ 효과에 가장 연약한 모습을 보여왔던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경제적인 환경의 영향도 있다. 최근 코로나 19를 겪은 이후 개개인들의 소비력이 저하되고, 물가의 가파른 상승, 금리 인상 등은 고가의 제품을 구매함에 있어 더 많은 고민과 검토가 더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전히 높은 전기차의 가격
최근 미국과 유럽 등에서 전기차 가격에 대한 여러 보고서가 발표되고 있다. 해당 보고서들의 내용에 따르면 전기차 등장 이후 분명 구매 가격은 낮아지고 있지만 ‘내연기관 차량’에 비한다면 여전히 비싸다는 것이다.
실제 동급의 체격, 유사한 주행 성능을 가진 전기차와 내연기관 차량의 가격을 비교한다면 약 20~30% 가량 전기차가 비싸다고 한다. 그리고 오는 2029년이 되어야 생산 원가에서 전기차가 내연기관 차량과 비슷해질 것이라 추측하고 있다.
가격 차이에 있어 해외의 경우 연이은 경제 활성화를 통해 소득 상승과 물가 상승이 같이 이루어지고 있기에 큰 부담은 아닐지 모르지만 최근 극심한 경제 침체 및 ‘악순환’의 징표가 피어나고 있는 국내 소비자로서는 부담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차량 구매 단계에서 ‘금융 상품’의 의존도가 높은 점까지 감안한다면 ‘금리’의 고공행진이 예고된 현재, 더욱 비싼 차량, 비싼 전기차를 구매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눈길을 끄는 2024년의 전기차 보조금
전기차 구매에 있어 ‘보조금’이 모든 것을 대변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보조금의 규모는 분명 전기차 구매를 고민하고 있는 소비자들의 이목을 끄는 요소 중 하나라는 것에는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전기차 등장 이후 일부 부유한 소비자들이 ‘전기차 보조금’의 헤택을 통해 고가의 전기차를 구매했다. ‘일부의 악용’으로 인해 보조금 정책에 대한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피어나와 어느새 보조금 정책은 더욱 복잡하고 다양하게 발전했다.
2024년 전기차 보조금 현황은 전기차 출시 초기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차량의 가격, 주행거리,배터리 등 여러 요인들을 고려해 보조금을 차등 적용, 지원하고 있다. 그리고 그 혜택은 단연 국산 전기차들이 가장 크게 누리고 있다.
서울을 기준으로 할 때 현대 아이오닉 5와 기아 EV6 등이 840만원, 829만원의 지원을 받고 기아 레이 EV의 경우 556 만원의 보조금 혜택을 누린다. 이외에도 판매 가격이 높은 기아 EV9의 경우 370만원으로 ‘보조금의 차등 구조’를 확인할 수 있다.
수입차에서는 희비가 갈린 모습이다. 전체적인 보조금 규모에서는 이전과 큰 차이가 없지만 전기차의 대표라 할 수 있는 테슬라 모델 Y의 경우 LFP 배터리의 효율 및 재활용 가치가 문제되어 240만원에 그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보조금 혜택과 합리성을 담은 수입 EV
이렇게 2024년, 전기차 구매에 새로운 고민이 더해지며 폭스바겐의 전기차, ID.4와 최근 가격 조정을 거치며 폴스타 2가 주목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시간 동안 ‘합리적인 수입 EV’를 표방하며 여러 전기차들이 등장했고, 여러 소비자들을 마주했다. 그러나 2024년 현재를 기준으로 할 때 보조금 및 차량의 패키징을 고려할 때 ID.4이 가장 뛰어난 설득력을 가진 차량으로 평가 된다.
ID.4는 지난해에도 보조금 규모가 수입 EV 중 상위권에 속했고 올해는 가장 많은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차량이다. 보조금 정책에 맞춰 가격을 조정하며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한층 끌어 올리고 ‘치열해진 시장’에서의 우위를 점한다.
서울 기준 605만원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차량의 패키징에서도 이점을 제시한다. SUV의 형태를 통해 보다 실용적인 공간 활용성을 누릴 수 있고 편의사양과 안전사양 역시 충실히 구성되어 있어 ‘경쟁력’을 높인다.
특히 국내 최초 이머전시 어시스트가 추가 적용된 폭스바겐 최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 ‘IQ. 드라이브’와 ‘IQ. 라이트’ 등을 탑재했고, ‘디스커버 맥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ICAS)’등이 차량의 설득력을 높이는 모습이다.
또한 싱글 모터 구조의 ID.4는 환산 시 201마력의 성능을 내고 84kWh의 배터리를 통해 1회 충전 시 412km의주행 거리를 달릴 수 있어 일상 속에서의 준수한 운동 성능, 그리고 전기차의 운영 부담을 덜어낸 차량이라 평가 받는다.
여기에 폴스타 2 역시 눈길을 끈다. 폴스타 2 역시 최근 가격을 조정, 5,490만원의 가격표를 통해 보조금을 모두 누릴 수 있다. 기능적인 부분, 편의성도 뛰어난 편이며 세단의 자체를 통해 ‘편의성’을 높인 모습이다.
개선된 전기 모터를 통해 운동 성능을 개선했고 주행 거리 역시 449km에 이르는 등 전체적인 성능도 우수하다. 다만 각종 기능을 위해 여러 패키지를 추가로 구매해야 하는 점, 비좁은 2열 공간 및 적재 공간은 아쉬운 부분이다.
기술 경쟁을 과시하는 듯한 경쟁이 펼쳐졌던 전기차 시장은 어느새 발전과 성숙을 통해 한층 차분해진 모습이다. 구매 단계에서 더욱 강조될 합리성이 전기차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