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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대함미사일, 南해군에 독침 무기일까…수백km 공해상 목표 정확히 명중[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표면적으로 원조격 ‘우란’보다 성능 우수

해군 주력 고속정, 요격수단 ‘기관포’뿐

美, 전자전 데이터 공유 안되면 ‘치명타’

북한은 2017년 6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지대함 순항미사일 ‘금성-3호’ 시험 발사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노동신문




제 2차 세계대전은 항공기로 장거리 공격이 가능한 항공모함이 거함·거포로 상징되던 전함을 밀어내며 각국의 해군력을 상징하는 무기 체계로 등장했다. 그러나 대함미사일이 등장하고 몇 차례 인상적인 맹활약을 펼치면서 현대전에서 해전의 방식이 이전과 크게 달라졌다.

1967년 10월 이집트에서 이스라엘 해군 구축함 에일라트함이 몸집이 10분 1도 안되는 이집트 해군 소속 코마급 고속정이 쏜 ‘스틱스 대함미사일’에 맞아 침몰하면서 일명 ‘에일라트 쇼크’를 일으켰다. 또 1982년 5월 4일에는 아르헨티나와 전쟁중이던 영국 해군 구축함 HMS 쉐필드가 아르헨티나 공군 전투기가 발사한 ‘엑조세 대함미사일’에 맞아 화재로 침몰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에도 크고 작은 해전에서 대함미사일이 상대국 해군에 상당한 피해를 주면 눈부신 활약했다.

가장 최근으로 현재 진행형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도 대함미사일이 큰 쇼크를 일으켰다. 러시아 해군이 자랑하는 흑해함대의 기함 순양함 모스크바가 우크라이나가 발사한 지대함 미사일에 격침되며 외신들의 보도가 잇따랐다. 처음엔 침몰 원인에 대해 다양한 추측이 나왔지만 미 국방부가 우크라이나가 발사한 ‘넵튠 대함미사일’에 피격돼 격침됐고 확인하면서 다시 한번 대함미사일의 위력을 증명하며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순양함 모스크바호는 1982년 취역한 만재 배수량 1만1940톤의 대형 전투함이다. 미 해군 항공모함 전단을 상대하기 위해 초음속 대함미사일 16발을 탑재하고, 미국의 공격을 막기 위한 방공 무기도 장착됐다.

北 ‘금성-3호’ 원조는 路 ‘우란’ 대함미사일


주목할 점은 순양함 모스크바를 격침시킨 ‘넵튠 대함미사일’은 사실 구소련 시절에 개발했다는 것이다. 당시 미 해군 항공모함을 한 방에 격침시키기 위해 크고 무거운 대함미사일을 주로 만들었지만 가격이 매우 비싼 탓에 이를 대체할 소형 대함미사일 개발을 시작해 ‘Kh-35’라는 이름, 일명 ‘우란(Uran)’으로 1990년대 초반에야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러시아가 경제 위기로 힘든 시절이라 1994년 인도 해군이 주문하면서 겨우 개발을 마쳤고, 러시아 해군에는 2003년에 배치를 시작했다.

러시아는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바다 신의 이름 따 ‘넵튠’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넵튠 대함미사일은 2015년 처음 전시회에 등장하면서 개발 소식이 알려졌다. Kh-35는 알제리과 이란, 미얀마, 베네주엘라 같은 친러 국가에 주로 판매됐다. 1991년 독립한 우크라이나도 구소련 해군이 운용했던 ‘스틱스 미사일’을 보유하다가 Kh-35를 참고해 대함미사일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요한 것은 순양함 모스크바가 어떻게 격침되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넵튠의 성능은 우리 군에게 경각심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이 개발한 ‘금성-3호 대함미사일’이 Kh-35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크라이나의 넵튠은 적은 수량만 생산된 반면 북한의 금성-3호 대함미사일은 ‘농어급’과 ‘해삼급’ 같은 고속정과 전차를 개조한 지대함미사일 발사대에 상당 배치될 만큼 많이 생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해군 함정에 위협적 존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북한이 보유한 지대함 순항미사일 ‘금성 3호’ 발사 모습. 사진 제공=노동신문


러시아 해군의 주력 대함미사일로 사용하고자 개발된 우란에는 당시 최신 기술이 적용돼 대함미사일 중에 최상급 성능을 가진 것으로 평가 받았다. 우란의 신기술 가운데 가장 눈여겨볼 만한 것은 우리나라가 자체 개발한 ‘해성 대함미사일’ 처럼 중간 지점(Waypoint) 경유 비행 능력이다.

사전에 여러 개의 웨이포인트를 찍어놓고 미사일이 그 지점을 경유해 표적에 접근하는 방식이다. 이 기능은 1척의 군함에서 4발의 우란을 동시에 발사해 각기 다른 경로로 비행한 뒤 표적 근처에서 합류하게 해 표적은 동서남북 모든 방향에서 동시에 날아오는 미사일을 한꺼번에 대응해야 하는 위급 상황에 내몰게 만든다.

문제는 한국형 구축함을 비롯한 서방 측 군함들에 탑재된 함대공미사일은 대부분 군함의 조사기(Illuminator)로 표적을 계속 조준해야 하는 유도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게다가 대다수 군함은 조사기가 1~2개밖에 없어 2개 이상의 방향에서 동시에 대함미사일이 날아오면 효과적으로 대응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우란의 탄두 역시 위력적이다. 보통 대함미사일은 접촉신관을 사용해 미사일이 군함 외벽에 충돌하는 순간 폭발하지만, 우란은 지연신관을 이용한 관통형 파편탄두를 채택해 명중 후 군함 내부로 파고 들어가 폭발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우란은 하푼보다 훨씬 적은 탄두 중량을 가지고도 하푼과 유사한 파괴 효과를 발휘해 상당히 위력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의 금성-3호 대함미사일 이 같은 성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우리 해군으로서는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북한판 ‘우란’ 대함미사일 사거리 200km


러시아가 우란 미사일은 해외시장에 풀린 것은 1992년 인도가 처음이다. 이후 이란과 아제르바이잔, 알제리, 베네수엘라, 베트남, 미얀마, 우크라이나 등이 이 미사일을 도입해 모방형을 개발했다. 러시아가 북한에 이 미사일을 판매한 공식적 기록은 없지만, 한미 정보당국은 2012년부터 북한이 우란과 거의 똑같은 형태의 신형 대함미사일을 확보한 사실을 확인했다.

무엇보다 북한도 이 미사일을 2015년 2월 6일 관영매체를 통해 처음 공개했다. 북한 매체 조선중앙통신은 해삼급 미사일 고속정에서 발사되는 이 미사일이 자체 개발한 ‘금성-3호’라고 밝혔다. 곧이어 북한은 이 미사일을 나진급 호위함 탑재용은 물론 4연장 발사기로 묶어 지대함 미사일로 제작해 배치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북한은 이 미사일의 사거리를 200km급으로 선전했다. 지난 2017년 6월 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지대함 버전의 발사 훈련에서 이 미사일은 약 200km를 날아 공해상의 소형 어선에 정확히 명중됐다고 밝혔다. 표면적으로 보면 오리지널 우란보다 더 우수한 성능을 가진 것이다.

북한 지대함 순항미사일 ‘금성-3호’ 발사 훈련. 사진 제공=노동신문


북한의 금성-3호가 초기형 우란 수준의 성능을 갖고 있다면 현대적인 대공 방어 능력을 갖춘 우리나라 해군 입장에서는 위협적인 존재는 아니다. 관건은 우리 해군의 대공 방어 능력이 무기 체계별로 달라 현대적 수준 위험에 노출되는 함정도 있다는 것이다.

현재 해상 방어의 최일선에는 참수리급 고속정(PKM)과 윤영하급 미사일 고속함(PKG), 검독수리 고속정(PKMR)이 투입돼 있다. 이어 한국형 호위함(FFG), 그 뒤에는 한국형 구축함(DDH)이 지원 전력으로 배치돼 있다. 하지만 문제는 윤영하급 미사일 고속함과 검독수리 고속정, 참수리급 고속정은 이렇다 대공 무장이 없는 상황이다. 대공 레이더가 장착돼 대공 위협을 탐지하고 추적할 수 있을 뿐 적 미사일이 날아올 때 이를 요격할 수 있는 수단은 기관포 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특히 금성-3호의 전자장비가 재밍(Jamming)에 취약하다는 분석을 내놓지만, 한국군의 주요 전투함에 탑재된 함정용 전자전 장비인 ‘소나타’(SONATA) 시스템이 과연 대응할 수 있느냐는 의구심을 갖기도 한다. 미군이 금성-3호에 탑재된 능동 레이더 탐색기의 전파 정보를 한국군에 제공하고, 한국군이 소나타 시스템에 금성-3호를 재밍하기 위한 교란 전파 데이터를 저장하고 있다는 전제 하에 가능한 판단이다.

北 대함미사일 효과적 ‘소프트 킬’ 어려워


무엇보다 우리 군은 북한의 신형 무기체계, 특히 후방 지역에서 진행되는 저출력 레이더 적용 전술 무기체계가 방사하는 전파 특성을 파악할 전자정보(ELINT) 수집 전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에 대한 그라울러 전자전기 임대 사례처럼 미국은 핵심 우방국이라 해도 자국이 보유한 전자전 관련 데이터를 고스란히 넘긴 전례가 없다. 즉 소나타 시스템으로 금성-3호를 효과적으로 소프트 킬(Soft kill)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그렇다고 후방에 백업 전력으로 붙는 한국형 호위함이나 구축함이 대응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현행 작전체계에서 호위함이나 구축함은 최전방 초계 전력 후방에 대기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천급 호위함은 유효 사거리가 10km도 안 되는 자함 방어용 RAM과 유효 사거리가 3km도 안 되는 근접방어기관포가 대공 무장에 그치고 있다. 대구급 호위함이나 차기 호위함에 탑재된 해궁 미사일도 사거리가 20km에 불과해 백령도 앞바다까지 오지 않는 이상 북한 대함미사일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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