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들로부터 1조4000억원대 코인을 받아 편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상자산예치서비스 업체 하루인베스트 경영진이 법정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하루인베스트 운영업체 공동대표 A(44)씨 등 4명의 변호인은 19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양환승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 첫 공판에서 "기본적으로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 등 경영진들은 2020년 3월부터 지난해 6월 출금을 중단할 때까지 하루인베스트에 예치하면 무위험 운용을 통해 원금을 보장하고 업계 최고 수익을 지급할 것처럼 고객들을 속여 1조4000억원 상당의 코인을 받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하루인베스트가 '무위험 차익거래'와 '분산 투자'를 내세워 코인 가격의 등락과 무관하게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처럼 홍보해 1만 6347명의 코인을 유치했다고 파악했다. 이 중 한국인은 5034명, 외국인은 1만 1313명이다.
또 '코인을 맡겨두면 은행처럼 최대 연 15% 수익을 지급하고 원금도 보장한다'는 홍보 내용과는 달리 실제 운영은 주먹구구식으로 고수익을 노린 '몰빵' 투자로 이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하루인베스트는 2019년부터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재무상태가 매우 열악했고 실제 코인 운용 담당 전문 인력은 1∼2명에 불과했다.
이날 재판에는 하루인베스트에 가상자산을 예치했다가 투자금을 날린 피해자들이 몰려와 방청석을 가득 채웠다. 몇몇 피해자들은 혐의를 부인한다는 변호인의 발언에 한숨을 내쉬고 헛웃음을 짓기도 했다.
한 피해자는 발언권을 얻어 "이 사건 발생으로부터 9개월이 지났고, 저희는 하루하루를 살아야 하는데 전 재산이 묶여 있다"며 신속한 재판과 배상 절차 진행을 호소했다.
이에 재판부는 "이 사건은 기본적으로 피해자들의 피해를 변제하는 절차가 아니라 피고인들의 형사적인 책임을 묻는 절차"라고 당부했다. 다음 재판은 내달 19일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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