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조만간 귀국할 예정이라고 20일 직접 밝혔다. 한 위원장은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고 외압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를 받고 있는 이 대사가 출국한 후 여론이 악화하자 이 대사가 즉각 귀국해 조사받아야 한다고 압박해왔다.
한 위원장은 이날 경기 안양시에서 현장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를 열고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은 오늘 사퇴했고, 이종섭 주호주 대사는 곧 귀국한다”며 “저희는 20여 일 남은 총선을 앞두고 절실하게 민심에 반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의 공식 발표에 앞서 한 위원장이 직접 이 대사의 귀국을 밝힌 것이다.
한 위원장은 경기도민을 대하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비교하면서 “민심을 무시하느냐 민심에 반응하느냐의 차이가 있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이어 “저희는 여러가지 찬반 논란이 있고 여러 후폭풍 있지만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과거 발언에 대해서 국민 여러분의 지적이 있을 경우 과감하게 정리하고 교체했다”며 “민주당은 그러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학용 경기선대위원장은 한 위원장이 발언하기 전 이 대사의 귀국을 재차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이 대사와 황 수석 문제로 수도권 민심이 싸늘하게 변했다”며 공수처를 향해 “신속하게 이 대사에 대한 소환 조치를 해달라”고 했다. 또 이 대사를 향해서는 “도피성 인사가 아니냐는 인식이 있다”며 “이 대사가 결단을 내려 자진 귀국해서라도 오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윤석열 대통령은 황 수석의 사의를 수용했다. 황 수석이 최근 기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1980년대에 일어난 ‘언론인 회칼 테러 사건’ 등을 언급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에 휩싸인 지 엿새 만이다. 이에 따라 황 수석의 사퇴와 이 대사의 귀국을 촉구하며 대통령실을 압박해 제2의 윤·한 갈등으로 번진 이번 문제가 한 위원장이 요구한대로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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