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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고 못 했는데” 4명 살리고 떠난 父 향한 아들의 고백

59세 최병배씨, 뇌사 장기기증

충북대병원서 4명에 새 삶 선사

기증자 최병배 씨의 생전 모습. 사진 제공=한국장기조직기증원




자상한 아빠이자 친절한 이웃이던 50대가 뇌사장기기증으로 4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21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최병배(59) 씨는 지난달 29일 충북대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좌우 신장과 좌우 안구를 기증해 4명의 생명을 살리고 인체조직기증으로 환자 100여 명의 회복을 도왔다.

최 씨는 그로부터 닷새 전 새벽에 물을 마시러 나왔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급히 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았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해 뇌사 상태에 빠졌고 끝내 깨어나지 못했다.



유족 등에 따르면 최 씨의 아들은 태어날 때부터 간문맥혈전증 치료를 받았다. 몸이 아픈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절감하던 최 씨의 가족들은 장기기증으로 다른 사람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설명을 듣고 기증을 결심했다고 한다.

충북 청주시에서 8남매 중 7번째로 태어난 최 씨는 유쾌하고 활동적인 성격의 소유자였다. 40년 넘게 피혁공장에서 일했고, 한 직장에서 평생 일한 데 대한 자부심도 컸다. 퇴근 후에는 자녀들과 근처 냇가로 가서 물고기를 잡으며 시간을 보낸 자상한 아빠였고, 주말이면 벼농사를 지어 친척과 주변 이웃에게 나눠주는 따뜻한 사람이었다.

최 씨의 아들은 “아버지, 늘 표현을 못한 거 같아서 너무나 미안해.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은 늘 가지고 있었는데 말하지 못했어. 엄마는 내가 잘 돌볼 테니 걱정하지 마. 아빠 몫까지 열심히 살게. 너무 보고 싶다. 아빠 사랑해”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4명의 생명과 100여 명의 삶의 질을 개선해 주신 기증자와 유가족에게 감사드린다"며 "생명나눔은 사랑이자 생명을 살리는 일로 한 분의 생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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