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질환으로 학교를 자퇴한 뒤 병원비 지출 때문에 학원비를 대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서울런을 통해 차와 병원 등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꾸준히 공부할 수 있었고, 2024학년도 수능에서 3문제를 틀려 의과대학에 합격했습니다.”(S대 의과대학 김 모 학생)
“가정형편이 좋지 않아서 다른 친구들처럼 학원에 다닐 수 없어 서울런으로만 재수를 했습니다. 서울런을 통해 대형 입시학원 인터넷 강의를 수강할 수 있었고, 쿠폰으로 교재비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서울대 소비자아동학부 소비자학 전공 차유현 학생)
서울시는 고3 이상 서울런 회원 중 수능 응시자 1084명에게 온라인·전화 설문을 실시한 결과(2월 19일~3월 6일) 682명이 올해 대학에 합격했다고 21일 밝혔다. 전년보다 220명(47.6%) 늘어난 수치다.
서울대를 비롯한 서울 지역 11개 대학과 의·약학 계열, 교대, 사관학교 등 특수목적계열 진학도 122명을 기록해 1년새 44명(56.4%) 증가했다. 다만 합격자들이 서울런만 이용했는지, 다른 학원 공부를 병행했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2021년 8월 도입된 서울런은 사회·경제적 이유로 사교육을 받기 어려운 취약계층에 공정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정책으로 오세훈 시장의 ‘약자와의 동행’ 대표 사업이다. 기초생활수급자 또는 중위소득 50% 이하 차상위계층 가구의 6∼24세는 서울런을 통해 유명 사설 인터넷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다.
응답한 수능 응시자 87%가 ‘입시준비에 서울런이 도움이 됐다’고 답했고, 95%는 ‘입시 준비 후배들에게 추천하겠다’고 밝혔다. 합격생들의 총 학습시간은 1인당 평균 6916분으로 전년 대비 2556분(58.6%) 길어졌다. 자치구별 합격인원도 특정 지역에 치우치지 않고 유사한 비율(1∼6%)을 보였다. 서울시는 공정한 교육 기회를 부여할 경우 거주지역에 큰 영향 없이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서울런의 목적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서울시는 올해 서울런에 인공지능(AI) 학습 진단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학습 열의가 높은 회원의 목표 달성을 적극 지원하는 집중지원반도 개설한다. 대학(원)생 멘토링을 주 2시간에서 4시간으로 늘리고, 퇴직 교원 등을 활용한 시니어 멘토링도 추진하기로 했다. 서울런으로 학습 성과를 거둔 이용자가 숙제 지원·놀이 지도·한글 학습 등 특성에 맞는 봉사에 참여하도록 연계하는 선순환 자원봉사단도 운영한다.
구종원 서울시 평생교육국장은 “개천에서 용나기 어려운 현실 속에도 청년이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계층이동 사다리를 복원하는 서울런의 효과가 실질적 성과로 확인됐다”며 “서울런의 수준을 높이고 참여자들이 멘토로 나서는 희망의 선순환이 자리 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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