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국회가 보 바 트엉 국가주석 사임안을 승인하고 보티 아인 쑤언 부주석을 주석 권한대행으로 임명했다. 트엉 주석은 취임 후 1년 만에 불명예 퇴임하면서 베트남 사상 최단 기간 재임한 주석으로 남게 됐다.
로이터통신은 21일 베트남 의회가 임시 의회를 열고 트엉 주석의 사임안을 가결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베트남 공산당 중앙위원회가 전날 트엉 주석의 사임 의사를 수락한 데 따른 것이다. 공산당 중앙위는 전날 성명을 내고 “트엉 주석이 당원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일에 관한 규정과 공무원과 당원에게 모범을 보일 책임에 관한 규정을 위반했다”며 “트엉 주석이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트엉 주석이 당규에 어긋나는 어떤 행동을 했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그가 꽝응아이성 인민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인프라 건설 비리와 연관됐다는 추측이 제기된다. 3월 역대 최연소로 국가주석에 오른 트엉 주석은 베트남 권력 서열 1위인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돼왔다. 그러나 최근 쫑 서기장이 강력한 반(反)부패 운동을 실시하고 있는 만큼 축출을 당했다는 관측이 무게가 실린다. 전임인 응우옌 쑤억 푹 전 주석 역시 부패 문제로 측근들이 해임된 책임을 안고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트엉 주석의 빈자리는 새 주석이 선임될 때까지 쑤언 부주석이 맡게 됐다. 쑤언 부주석은 지난해 1월 푹 전 주석이 사임했을 당시에도 대리로 직무를 수행했다. 쑤언 부주석은 베트남 정치권의 소수 여성 고위 관료 중 한 명으로 2021년 4월 부주석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가까운 시일 내 새로운 주석이 임명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응우옌 카 장 싱가포르 ISEAS-유소프이삭연구소 연구원은 “한때 쫑 서기장의 후계자로 여겨졌던 최연소 주석이 최단기 재임 주석이 된 것은 ‘정치적 지진’”이라며 “매우 복잡한 승계 과정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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