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주호주대사가 지난 2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임시 귀국" 했습니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를 받다 법무부의 출국금지 해제로 호주로 향한 지 11일 만입니다.
이 대사는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저와 관련해 제기된 여러 의혹들은 이미 수차례 걸쳐서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렸다"라고 잘랐습니다. 그는 "방산협력 관련 주요국 공관장 회의 참석을 위해 임시 귀국했다"라고 설명하면서 "(체류 기간 동안) 관련 업무로 상당히 일이 많을 것 같다, 호주대사로 해야 할 의무에 충실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사퇴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대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새벽부터 입국장을 지키며 이종섭 대사를 기다렸습니다. 현장에 있던 홍익표 원내대표는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 관련해서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은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이 전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을 철회하고 대국민 사과를 하라"라고 요구했습니다.
야권도 이 대사의 귀국에 총공세를 취했습니다. 새로운미래 오영환 총괄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총선 악영향을 우려한 여당의 압박에 못 이겨 급조했다는 의심을 받는 공관장 회의 소집을 명목으로 '묻지마 귀국' 했을 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귀국은 누가 봐도 총선에 맞춰 잡은 일정으로 매우 정치적인 행동"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조국혁신당에서는 공수처를 찾아 이 대사의 출국금지를 촉구하는 서한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이 대사의 귀국을 언급하며 "이제 답은 공수처와 민주당이 해야 할 일이지, 정부와 국민의힘이 해야 할 일이 아니다"라고 잘랐습니다. 다만 국민의힘 내부에서 엇갈린 반응이 나오는 상황인데요.
경남 양산을 후보로 나선 김태호 의원은 "귀국 즉시 사퇴하고 민간인 신분으로 철저하게 수사받아야 한다"면서 "계급장 떼고 수사받는 게 국민 눈높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안철수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도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를 통해 "이종섭 대사 스스로 결단하는 것도 가능하다"면서 "당의 문제보다도 이 대사의 결심이 중요하다"며 자진사퇴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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