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패배자처럼 보이는 한 남자가 제게 다가와 말하더군요. '대통령님, 저는 빚에 짓눌려 있습니다. 완전히 파산했어요'. 저는 말해야 했죠. '미안해 도널드, 널 도와줄 수는 없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천문학적 벌금을 선고받아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빚더미에 앉은 남자’로 묘사한 연설로 화제를 모았다. 백악관공동취재단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각) 미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자금모금 행사에서 "국정연설 이후 5개 전국 여론조사에서 우리가 앞서고 있다"고 말한 뒤 "모두가 (내 국정연설에)열정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며 빚더미에 않은 남성 이야기를 꺼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성추행 피해자인 패션잡지 전 컬럼니스트 E 진 캐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총 8330만달러(약 1109억원) 배상금을, 지난달에는 자산 부풀리기 의혹과 관련해 총 3억6400만달러(약 4846억원)의 벌금을 선고받았다. 두 사건 모두 항소해 다툴 예정이지만, 당장 자산 부풀리기 사건은 보증 채권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뉴욕 법무장관실은 25일까지 보증 채권을 납부하지 않으면 자산 압류에 들어갈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앞서 지난 6일 트럼프 전 대통령 골프장과 부동산이 있는 뉴욕주 웨스트체스터카운티에 판결문을 제출한 상태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선거 자금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확실한 우위를 이어가고 있다.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 선거캠프와 팩(PAC·정치활동위원회)은 지난달 총 1590만달러를 모금했으며, 현금 보유액은 3700만달러로 조사됐다. 바이든 대통령 선거캠프의 마이클 타일러 홍보국장은 "만약 도널드 트럼프가 이러한 숫자를 '어프렌티스'에 올린다면 그는 스스로를 해고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어프렌티스는 과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진행했던 TV프로그램이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넌 해고야(You're fired)'라는 유행어를 만들기도했다. 바이든 대통령 선거캠프는 지난달 5300만달러를 모금했으며, 현재 1억5500만달러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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