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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할부로 미술품 산다?…온라인 경매 전과정 살펴보니 [아트씽]

카드·할부·해외 결제 가능한 온라인 경매

응찰 시, 프로비넌스 되는 캡션 보관하기

경매사 관계자 “구매 수수료 명심해야”



지난 12일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이전 경매 프리뷰를 철수하고 있다. 김도연 기자






미술 경매는 현금 결제만 가능할까. 온라인상에서 진행되는 온라인 경매는 카드 결제도, 심지어 할부까지도 가능하다.

온라인 경매는 주로 고가의 미술품이 출품되는 메이저 경매와 달리 적게는 10만원대 작품부터 구입할 수 있어 진입 장벽이 낮다. 매주 진행돼 신진 작가부터 블루칩 작가의 작품까지 볼거리가 많다는 장점도 있다. 서울경제신문 아트 큐레이션 ‘아트씽’은 최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서울옥션 강남센터를 방문해 온라인 경매의 전 과정을 살펴봤다.

미술 작품, 어디서 구매 가능할까


미술 작품 구매처는 1차 시장과 2차 시장으로 나뉜다. 1차 시장은 작가의 작품이 1차 유통자인 갤러리를 통해 소비자에게 공급되는 시장, 2차 시장은 경매처럼 1차 시장에서 거래된 작품이 다른 소비자에게 재거래되는 시장을 말한다.

온라인 경매는 오프라인 경매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정태희 서울옥션 온라인경매팀장은 “미술 경매는 작품을 선정하는 과정부터 시작한다, 이때 제일 중요한 것은 의도와 구성을 갖고 다가올 경매에 어떤 작품을 구성할 건지 팀 내에서 협의하는 것”이라며 “경매 구성에 맞춰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컬렉터를 만나서 위탁 상담을 하거나 위탁된 작품을 보고 기획·구성을 만들기도 한다”고 전했다.

경매사는 경매에 내놓을 작품이 선정된 뒤 해당 작품에 대한 진위 여부를 확인한다. 정 팀장은 “경매사가 전문적인 감정 기관은 아니지만, 작품을 출품함에 있어서 작품에 대한 신뢰와 확신을 구매자에게 알려드려야 하기 때문에 작품에 대한 중요한 출처, 보증서 등 작품에 대한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라고 말했다.

◇경매 프리뷰 철수 및 수장고 이동

서울옥션 기준으로 온라인 경매당 보통 50~100점 작품이 출품된다. 경매가 끝나면 전시장에서 진행됐던 경매 프리뷰 종료와 동시에 다음 경매 프리뷰 준비가 시작된다. 벽에 걸린 작품들은 낙찰과 유찰 여부 상관 없이 모두 에어캡으로 포장된다. 경매사는 위탁받은 작품 그대로 경매를 진행하기 때문에 상자가 포함된 작품은 에어캡에 포장한 뒤 상자에 넣어서, 그렇지 않은 제품들은 에어캡으로 꼼꼼히 포장한다. 작품이 언제 만들어졌는지, 어디에 출품됐는지 등을 알려주는 프로비넌스(provenance)인 캡션까지 작품에 붙이면 프리뷰 철수 준비는 끝이 난다.

철수된 작품들은 미술품을 보관하는 창고인 수장고로 이동한다. 낙찰된 작품들은 구매 대금 납입이 확인되면 구매자와 협의한 뒤 출고되고, 응찰이 없어 유찰된 작품들은 위탁자와 협의해 가격 조정을 거쳐 근시일 내에 재출품하거나 위탁자에게 다시 돌려준다.

◇다음 프리뷰 설치

경매 구성에 맞춰 현장의 구조를 바꿔야 하기 때문에 작품을 걸기 전 가벽을 움직여 전시장의 뼈대를 갖춰야 한다. 그 뒤에 수평계를 활용해 작품 위치에 맞춰 벽에 못을 박고 경매품을 하나씩 걸거나 진열한다.



설치가 끝난 작품들은 파손 등 이상이 있는 곳은 없는지 컨디션 체크를 진행한다. 2인 1조로, 한 명이 일반 빛과 자외선 불빛이 탑재된 측광조사등으로 면밀히 살피면 나머지 한 명이 기록지에 꼼꼼히 기록한다. 김나원 서울옥션 온라인경매팀 선임은 “보수가 되어 있거나 재질이 다르면 다른 색으로 빛난다”며 “작가가 작업하다가 생긴 과정의 흔적은 ‘컨디션 이슈(condition issue)’가 아닌 ‘스튜디오 웍(studio work)’으로 기재한다, 컨디션 체크하는 전문가에게 의견을 받기도 한다”라고 전했다.

작품 설치가 끝나면 마지막으로 작품의 정보가 들어있는 캡션을 부착한다.

서울옥션 강남센터 전시장에서 작품의 컨디션 체크가 진행 중이다. 김도연 기자.


◇온라인 프리뷰용 사진 촬영

홈페이지에 게시할 작품 사진 촬영은 온라인 경매의 중요한 과정 중 하나다. 정 팀장은 “온라인 경매 특성상 실물을 안 보고 작품을 구매하는 사람이 의외로 굉장히 많다”며 “경매에 응찰을 하려면 본인 인증을 해야 하는데, 한 회차 경매당 50~100명 정도 응찰을 한다. 그런데 일주일 동안 강남센터 현장에서 프리뷰를 진행할 때 순수하게 온라인 경매만 보러 오는 분들이 매일 기준으로 한 30~50명 정도다. 누적 데이터 측면으로 봤을 때 실물을 안 보고 구매하는 분들의 비중이 적어도 50%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 경매 참여 방법

온라인상에서 진행되는 온라인 경매는 홈페이지 오픈 시작일부터 응찰을 미리 넣을 수 있다. 혹은 경쟁자의 눈치를 보다 경매 마감 시점에 응찰에 들어갈 수도 있다. 서면·전화·현장 응찰로 구성되는 오프라인 경매처럼 온라인 경매도 서면·현장 응찰과 유사한 구매 방법이 있다. ‘1회 응찰’과 ‘자동 응찰’이다.

‘1회 응찰’은 한 번씩 클릭해서 따라가는 방법으로, 현장 응찰과 비슷하다. 구매 희망자 A가 온라인 경매 마감 시점에 100만원을 넣었는데, 마감 시간 1초를 남기고 구매 희망자 B가 110만원을 넣었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서울옥션의 경우 A에게도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하기에 30초의 시간을 제공한다. 만일 응찰이 끊이지 않는다면 대기 시간은 무제한 늘어날 수 있다.

한편 ‘자동 응찰’은 일정 금액까지 미리 응찰을 넣어놓는다는 점에서 서면 응찰과 유사하다. 시작가 1000만원의 작품을 1500만원까지 따라가고 싶을 때 자동 응찰 기능을 활용한다면 1500만원까지 자동 응찰을 넣은 구매 희망자에게 우선권이 주어진다.


관계자가 전하는 온라인 경매 주의사항


그렇다면 온라인 경매를 할 때 구매자가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이지석 서울옥션 브랜드기획팀장은 “작품을 구매해도 캡션을 떼지 않고 붙여놓는 게 좋다. 작품이 어디에서 낙찰됐고 어느 경로를 통해 왔는지 이 스티커를 통해 알 수 있는 거니까 프로비넌스가 된다. 구매 내역은 중요한 단서가 되기 때문에 캡션은 꼭 기록을 해두거나 작품 뒷면의 캔버스 틀에다가 붙여놓는 것도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정 팀장은 “친구의 말을 듣고 응찰할 때가 굉장히 많다. 그런데 나중에 낙찰 취소가 안 되기 때문에 신중히 구매하는 게 좋다. 특히 비기너 컬렉터는 작품을 몇 개월 동안 전체적으로 살펴보고 적정 예산을 만든 뒤 응찰을 해보면 좋겠다”며 “구매 수수료가 있다는 것은 절대 잊으면 안되기 때문에 경매에 응할 땐 구매 수수료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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