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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공백기에도 '커리어 하이'…데이식스의 청춘은 지금부터 [허지영의 케해석]

3년 만 컴백에 '커리어 하이'

유닛→솔로 활동으로 공백기 채워

보편적 감성+밴드 사운드 인기 요소



주목할만한 케이팝 아티스트, 가요 담당 허지영 기자가 케-해석 해봤습니다!


데이식스 신보 '포에버' / 사진=JYP엔터테인먼트




그룹 데이식스(DAY6)가 '군 여백기'(군 복무로 인한 활동 공백기)를 겪고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데이식스는 지난 2021년 멤버 성진을 시작으로 도운, 영케이, 원필까지 순차적으로 입대하며 최근 군 여백기로는 다소 긴 시간인 3여년의 활동 공백기를 가졌다. 아울러 멤버 제이(Jae)가 탈퇴하며 팀 재정비까지 불가피해진 상황. 그러나 지난 18일 발매한 신보 '포에버(Fourever)'는 모두가 기다린 '믿고 듣는 데이식스(믿듣데)'의 화려한 귀환을 알리기에 손색없는 앨범이 됐다. 이들이 오랜 공백기에도 '커리어 하이'를 달성한 비결은 무엇일까.

그룹 데이식스 /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전곡 멜론 '톱100' 차트인...대중성 입증 = 앨범명 '포에버'는 성진, 영케이(Young K), 원필, 도운을 상징하는 숫자 4(Four)와 영원(Forever)을 접목해 지었다. 봄, 여름, 가을, 겨울로 이루어진 '사계절'이 데이식스 멤버들과 결을 같이 하며 이들이 모여 한 해를 완성한다는 뜻을 지닌다. 네 사람이 빚어내는 완전체로서 앞으로 펼쳐질 나날을 함께 할 마이데이(팬덤명·My Day)와의 영원을 그린다.

지난 앨범과 다르지 않게 멤버들은 성실히 앨범 크레딧에 이름을 올렸다. 성진·원필·영케이는 타이틀곡 '웰컴 투 더 쇼(Wecome to the Show)'를 비롯해 수록곡 수록곡 '해피(HAPPY)', '더 파워 오브 러브(The Power of Love)', '널 제외한 나의 뇌 (Get The Hell Out)', '나만 슬픈 엔딩', '사랑하게 해주라', '그게 너의 사랑인지 몰랐어' 등 7개 수록곡 작곡·작사에 나섰다. 여기에 데이식스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프로듀서 홍지상이 힘을 보탰다.

그룹 데이식스 /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앨범은 발매 직후인 19일 오전 9시 기준 국내 주요 음원 사이트인 멜론 '톱 100'에 전곡 차트인하는 쾌거를 이뤘다. '웰컴 투 더 쇼'는 벅스와 바이브에서 국내 급상승 차트 1위에 올랐다. 국내 음원 차트 진입이 어려워진 최근 음원 시장에서 '전곡 차트인'은 고무적이다. 데이식스가 팬덤의 화력뿐만 아니라, 대중에게도 높은 기대와 관심을 받고 있음을 가늠할 수 있다.

데이식스의 대중성은 이들의 군 여백기 당시 '역주행' 성적으로도 증명된 바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각종 음원 차트에는 '예뻤어'와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가 '톱 100' 차트에 등장하며 역주행하고 있다. '예뻤어'는 2017년 발매한 '에브리데이 데이식스(Every DAY6)' 타이틀곡,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는 2019년 발매한 '더 북 오브 어스 : 그래비티(The Book of Us : Gravity)'의 타이틀곡이다. '예뻤어'는 이별 후의 감성을 솔직하게 풀어낸 가사로,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는 반짝거리는 청춘을 청량한 멜로디로 표현해 사랑받고 있다.

데이식스 '예뻤어',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유닛·솔로 활동으로 여백기 지킨 멤버들 = 코로나19 확산으로 공연이 어려워지고, 멤버 성진이 건강 상의 이유로 활동을 중단하는 등 다사다난한 시기를 겪었음에도 이들이 온전히 완전체로 뭉칠 수 있었던 덕은 무엇보다 멤버들의 의지가 크다. 앨범명 '포에버'부터도 4명의 '완전체'를 강조하는 단어다. 멤버들은 신보 발매를 맞이해 서울경제스타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완전체 활동만을 기다렸다"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멤버 중 가장 마지막으로 입대한 원필은 2023년경 육군 입대 시기가 예상보다 계속 늦춰지자 결국 육해공을 비롯해 해병대까지 입대 지원했고, '가장 빨리 갈 수 있다'는 이유로 해군에 입대했다. '아이돌 최초 해군'이라는 타이틀은 군 여백기를 조금이라도 줄이려는 노력의 산물인 셈이다.

데이식스 이븐오브데이 / 사진=JYP엔터테인먼트




멤버들은 팀을 지키기 위해 각자 고군분투했다. 유닛 및 솔로 활동이 대표적이다. 영케이·원필·도운으로 구성된 3인조 유닛 '이븐 오브 데이(EVEN OF DAY)는 멤버 성진이 입대한 후 그룹을 지킨 대표적인 유닛이다. 이들은 2020년과 2021년 각각 EP를 발매하고 콘서트까지 개최하며 왕성한 음악 활동을 했다. 앨범마다 타이틀곡 '파도가 끝나는 곳까지', '뚫고 지나가요'를 포함해 수록곡이 4곡 이상에 달하며, 멤버들이 모두 작곡·작사했다. 덕분에 이븐오브데이는 단순히 완전체 활동이 어려운 시기를 고려한 이벤트성 유닛이 아닌, 데이식스의 새로운 음악성을 보여주는 그룹으로 평가받고 있다.

데이식스 영케이 첫 솔로 콘서트 'Letters with notes' /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영케이와 원필은 각자 솔로 앨범도 발매했다. 영케이는 2021년 솔로 1집 '이터널(Eternal)'을, 입대 후인 지난해 9월에는 정규 1집 '레터스 위드 노트스(Letters with notes)'를 발매하고 솔로 콘서트도 열었다. 원필은 멤버 모두가 입대한 상황이었던 2022년 7월경 솔로 앨범 '필모그래피(Pilmography)'를 발매하고 팬덤을 홀로 돌봤다. 특히 두 사람은 입대 후에도 공식 유튜브를 통해 미리 녹음해 둔 커버 영상을 주기적으로 공개하는 등 그룹의 존속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멤버다.

데이식스 원필 첫 솔로 콘서트 'Pilmography' / 사진=JYP엔터테인먼트


◇핵심은 '음악'...보편적 감성에 청량한 밴드 사운드 = 그룹을 지키려는 멤버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지금의 데이식스도 존재하기 어려웠겠지만, 사실 이들이 군 여백기를 이겨내고 9년 차에 이른 지금까지도 사랑받을 수 있는 핵심은 '음악'이다. 팬덤 마이데이를 비롯해 대중이 데이식스를 기다리는 이유는 '좋은 음악'에 대한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2015년 JYP엔터테인먼트가 처음 론칭한 밴드 그룹인 데이식스는 흔히 콘셉트에 맞는 곡과 안무를 수급받아 활동하는 국내 신인 아이돌과는 다르게 데이식스는 '자신만의 음악'으로 기획사와 대중에 존재감을 드러내야 했다. 이들은 데뷔곡 '콩그레츄레이션스(Congratulations)'부터 자작곡으로 활동했는데, 실제로 이 곡을 만들기 위해 데뷔가 몇 년간 밀리기도 했다고. 한 달에 한 곡씩 신곡을 발표하고 매주 공연까지 여는 '에브리데이 데이식스' 프로젝트는 멤버들이 그야말로 살을 깎아가며 감행한 전설의 음악 프로젝트로 회자되기도 한다. 영케이와 원필은 자작곡만 100여 곡이 넘는다(한국음악저작권협회 기준).

2019년 열린 데이식스 월드 투어 'GRAVITY in Seoul' /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입대 전, 그룹이 왕성히 활동하던 시기의 멤버들 연령은 20대 초~중반이었다. 그래서인지 데이식스의 음악은 청춘, 불안, 사랑, 위로 등 동시대를 살아가는 청년이 겪을 만한 감정이 풍부하게 담겨 있다. '놓아 놓아 놓아', '좋아합니다', '예뻤어',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행복했던 날들이었다', '좀비', '유 메이크 미(You make Me)' 등 대표곡들은 진솔하고 섬세한 가사에 멤버들이 연주하는 리얼 밴드 사운드가 더해져 청량하면서도 쌉싸름한 이 시대의 청춘을 잘 담아냈다.

'믿고 듣는 데이식스'라는 수식어는 지난 9년간 이러한 노력이 있던 덕이다. 누구나 편히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감성에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는 밴드 사운드는 여전하다. 오랜만의 컴백을 맞이해 멤버들의 열정이 불타오르는 가운데 이제는 성장한 멤버들의 노련함도 더해졌다. 긴 공백기를 끝낸 이들이 그려나갈 새로운 청춘에 기대가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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