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과정 입학과 논문 통과를 명목으로 대학원생들에게 7000만원을 수수한 한국체육대학교 명예교수가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6-2부는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전직 한국체대 교수 A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3년 6개월과 벌금 5000만원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7360만원 추징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교수였던 피고인이 직무와 관련해 학생들로부터 장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금품을 받은 것은 사회 전반에 불신을 초래할 수 있는 중대한 범죄”라며 “압수수색이 진행되자 미국으로 출국해 본인 소유 재산을 빼돌리기도 하는 등 범행 후 정황도 좋지 않다”고 판시했다.
앞서 A씨는 2014년부터 2019년까지 한국체대 교수로 근무하며 대학원생 8명으로부터 박사과정 입학과 논문 통과 등을 명목으로 736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A씨의 요구로 현금 등을 건넨 대학원생들도 경찰 조사를 받았고 일부는 뇌물공여 혐의로 2021년 유죄 판결을 받았다.
A씨에게 현금 1200만원을 주고 박사과정에 입학한 B씨는 벌금 300만원을, A씨와 금액을 조정한 뒤 입학 전후로 총 700만원을 낸 C씨는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그러나 A씨는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2020년 5월 미국으로 출국했다가 약 3년간 돌아오지 않았다. 경찰은 인터폴에 수배를 내려 A씨를 3년간 추적했고 그는 지난해 7월 자진 귀국 후 체포됐다.
조사 결과 A씨는 돈과 관련된 대화를 할 때는 러시아인 명의로 된 휴대전화를 사용했으며 출국 후에는 자동차나 아파트 등 재산을 부인에게 증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법정에서 자수서를 제출하고 자진 귀국한 점을 언급하며 양형에 유리하게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귀국 후 수사에서 뇌물죄의 가장 중요한 구성요건인 대가성을 부인한 이상 자수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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