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모스크바 외곽의 대형 공연장에서 무차별 총격과 화재 테러가 발생하며 최소 133명 이상이 숨지는 참극이 발생했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세력 이슬람국가(IS)가 테러 배후를 자처하고 나섰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배후론을 꺼내 들었다. 최근 대선에서 5선을 확정 지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피의 보복’을 내세우며 대규모 병력 동원에 나설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는 양상이다.
리아노보스티 등 현지 매체들은 22일(현지 시간) 모스크바 북서부 외곽의 공연장 ‘크로커스 시티홀’에서 최소 3명의 무장 괴한이 무차별 총격을 가했고 이후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핵심 용의자 4명을 포함한 관련자 11명을 우크라이나 국경과 가까운 브랸스크에서 검거했다고 밝혔다. 당국이 꾸린 사건조사위원회는 23일 기준 사망자가 최소 133명에 이른다고 밝혔으며 국영방송 RT 등 일부 현지 매체는 143명 이상 숨졌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23일 TV 연설에서 24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했다.
이번 테러와 관련해 IS는 23일 저녁 용의자 4명의 사진을 공개하며 자신들을 테러 배후로 자처했다. IS는 성명에서 “이번 공격으로 최소 300명이 죽거나 다쳤다”며 “IS 및 이슬람 국가들과 싸우는 나라들과의 격렬한 전쟁이 테러의 동기”라고 강조했다. 반면 푸틴 대통령은 “초기 정보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쪽에 국경을 넘을 수 있는 창구가 마련돼 있었다고 한다”며 우크라이나 배후설을 제기했으며 우크라이나 측은 이를 즉각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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