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홍콩 침사추이 빅토리아 도크사이드에 배우 공효진, 중국 배우 판빙빙, 홍콩 배우 양조위·유가령 부부, 농구계의 전설 스테픈 마버리, 리비아 공주 알리아 알 세누시 등 수많은 ‘셀럽’들과 세계 정·재계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이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은 한 자선 행사 때문이었다.
22일(현지시각)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에 따르면 이들을 불러 모은 건 홍콩의 억만장자 에이드리언 청(45) K11그룹 회장과 세계 최대 명품 기업 LVMH그룹의 첫째 며느리 나탈리아 보디아노바(42)다. 두 사람은 이달 20일부터 열흘 일정으로 개막한 아시아 최대 미술축제 ‘홍콩 아트위크’의 부대행사로 어린이의 치료와 성장을 돕는 기부 행사 ‘더 칠드런 볼’을 열었다.
청은 더웸프, 보디아노바는 네이키드하트라는 자선단체를 운영하며 세계 곳곳의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을 지원하고 있다. 이 두 단체는 모두 ‘정신적 돌봄’이 필요한 아동을 돕는다는 데 공통점이 있다. 이번 행사는 두 재단이 협력해 선보이는 첫 행사다. 보디아노바도 행사를 위해 프랑스에서 홍콩으로 왔다.
이번 행사에는 450여 명이 참가했다. 선발 자격은 엄격하다. 참가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서는 약 800만원의 자선 식사값을 내고, 아동 정신 치료 프로그램에 추가로 기부해야 한다.
매체에 따르면 청은 보유 자산만 289억달러(약 39조원)에 달하는 ‘홍콩 3대 부자’ 청 가문의 3대 후계자다. 보디아노바는 러시아 빈민가에서 태어나 모델로 성공한 후 2020년 LVMH 그룹의 장남 앙트완 아르노와 결혼해 ‘현대판 신데렐라’로 불린다.
이날 행사는 ‘무한한 마음의 밤, 모든 어린이가 행복한 세상’을 주제로 열렸다. 행사장에는 자폐 예술가들이 그린 작품이 전시됐다. 홍콩에서 비행 청소년과 장애우 재활을 돕는 한국인 피아니스트 미셀 김과 제자의 연주도 펼쳐졌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자선 경매였다. 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부터 명품 브랜드 쇼메와 베르사체 등에서 기부한 물품에 대한 경매가 이뤄졌다. 이날 가장 비싸게 팔린 건 3억7000만원에 주인을 찾은 베르사체가 내놓은 어깨에 보석이 박힌 에메랄드빛 드레스였다.
청은 “우리가 받은 엄청난 성원에 압도당했다”며 “협업의 힘에 대한 우리의 믿음이 더욱 확고해졌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힘을 합쳐 의미 있는 변화를 일으키고, 아이들의 행복을 우선시하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보디아노바 역시 “이 행사를 가능하게 한 모든 기부자와 후원자, 자원봉사자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아이들이 잠재력을 실현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우리가 함께 긍정적인 힘을 모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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