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가 유럽연합(EU) 디지털시장법(DMA)의 첫 조사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25일 EU 유럽위원회는 애플과 알파벳·메타에 대한 DMA 위반 혐의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집행위는 애플과 구글에 대해서는 각자 운영 중인 앱스토어를 이용하는 개발자에 새로 부과하기 시작한 수수료 정책 및 이용 약관이 DMA 규정을 준수했는지를 조사할 방침이다. 구글의 경우에는 구글 쇼핑과 구글 항공편을 포함한 서비스에 대해서도 사업자 등을 부당하게 우대하거나 차별하지 않는지를 들여다볼 계획이다. 메타에 대해서도 페이스북이 맞춤형 광고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개인 데이터를 부당하게 이용하는 등 DMA를 위반한 혐의가 없는지를 확인할 방침이다. 티에리 브르통 EU 내부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애플 등이 DMA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조치를 취했음에도 공정하고 개방적인 디지털 공간을 만들 의무를 지키고 있는지 확신하기는 어렵다며 취지를 설명했다.
EU 집행위는 이번 조사를 1년 안에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의 임기가 끝나는 올 11월 전까지 조사를 끝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금까지 반독점 위반 혐의를 조사하는 데 수년이 걸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빠른 일정”이라고 논평했다.
이달 7일 전면 시행된 DMA는 거대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마련됐다. 일정 규모 이상의 플랫폼 사업자를 이른바 ‘게이트키퍼’로 지정해 특별 규제하겠다는 내용으로 ‘빅테크 갑질 방지법’으로도 불린다. 현재 ‘게이트키퍼’ 기업은 알파벳,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 아마존, 애플,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6곳이다.
법안에 따르면 이들은 외부 앱 및 대체 앱스토어 설치 등을 통해 자사 플랫폼과 제3자 서비스의 상호 운용을 허용해야 한다. 또 서비스 운용을 통해 획득한 데이터의 결합·이전·광고 활용 행위나 자사 서비스를 경제 업체보다 더 잘 보이도록 하는 ‘우대 행위’ 등을 금지하고 있다. 규정을 위반할 경우 전 세계 연간 총매출액의 최대 10%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받게 된다.
한편 애플 등 기술 기업들은 DMA 위반 의혹에 반발하고 있다. 애플은 “DMA를 준수하고 있다고 확신한다”며 “유럽위원회가 조사를 진행하는 동안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애플은 유럽 지역에서 개발자가 자사 앱스토어를 통하지 않아도 앱 다운로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를 취했다. 또 앱스토어 개방으로 개발자들이 자사 앱스토어를 떠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거래 수수료 역시 15~20%에서 10~17%로 낮추는 등 완화된 규정을 마련했다. 아마존 역시 규정을 준수하고 있으며 “DMA가 논의된 후 유럽위원회와 건설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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