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역사가 불법 도박과 절도 혐의로 해고되는 과정에서 자신도 불법 도박에 연루됐다는 의혹에 휩싸인 미국프로야구(MLB)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LA다저스)가 긴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오타니는 26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가 믿었던 사람이 이런 일을 저질렀다는 사실에 매우 슬프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미즈하라는 내 계좌에서 돈을 훔치면서 거짓말을 해왔다"며 "지금 심정은 충격을 넘어서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힘들다"고 심경을 털어놨다.
오타니는 이어 “며칠 전까지만 해도 미즈하라가 그런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며 “저는 어떤 내기를 하거나 부탁한 적이 없다. 내 (은행) 계좌에서 누군가에게 송금을 요청한 적도 없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아울러 오타니는 “미즈하라가 대리인 등에게 설명한 것은 완전히 거짓말”이라며 “그가 내 계좌에서 돈을 훔쳤고, 내 주변 사람들에게도 모두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 결론”이라고도 했다.
여기에 덧붙여 오타니는 “솔직히 충격이라는 단어가 맞는 표현인지 모르겠고,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면서 “곧 시즌이 시작되므로 이 문제는 내 변호사들이 처리할 것”이라고 했다.
오타니의 법률대리인은 미즈하라를 절도와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가운데 오타니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모든 조사에 전적으로 협조하고 있다”며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때문에 열심히 뛰고 싶다. 이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라고 말했다.
지난 21일 미국 매체들은 오타니와 11년간 동고동락한 미즈하라가 최근 오타니의 계좌로부터 돈을 빼돌려 자신의 빚을 갚는 데 썼다고 보도했다.
오타니가 이를 몰랐다고 밝혀 일단락되는 듯싶었지만, 오타니 측이 사건이 보도되기 전 현지 언론 문의에는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빚을 대신 갚아준 것’이라고 설명했다가 후에 이를 번복한 정황이 드러났다.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도박 문제를 알고도 빚을 갚아줬다면 MLB 징계는 물론 미국 당국의 처벌도 피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당사자인 오타니에게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