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이 자국민을 해킹한 혐의로 25일(현지시간) 중국 정부와 관련된 해커집단을 기소하고 나서자 중국이 반발하며 즉각 혐의를 부인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와 영국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이날 중국인 해커 7명을 기소했다. 법무부는 이들이 중국 후베이성 국가안보부가 운영하는 해커집단 ‘APT31’ 소속이며, 2010년부터 중국 안팎의 정치적 반체제 인사와 미국 및 외국 정부 관계자·정치인 등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해킹을 벌였다고 밝혔다.
메릭 갈란드 법무장관은 “중국 정부는 반체제 인사의 입을 다물게 하고, 미국 기업으로부터 정보를 훔치려 노력했다”며 “이번 사건은 중국이 미국과 동맹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하기 위한 악의적인 사이버 작전을 벌였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구글의 사이버 보안 기업 ‘맨디언트’는 APT31를 중국 정부와 국영기업을 위한 사이버 스파이로 규정했다.
미 재무부는 이와 별도로 중국 기업 우한샤오루이즈 과학·기술 유한회사와 APT31 일부 해커를 미국 중요 인프라를 겨냥한 악의적 사이버 활동 혐의로 제재한다고 발표했다.
영국 정부도 이날 APT31이 2021~2022년 자국 유권자 4000만 명의 신상 정보를 해킹했으며 지난 2021년에는 중국 반대파 의원들의 이메일 계정도 해킹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APT31와 연계된 기업 1곳과 개인 2명이 제재 대상에 올랐다.
올리버 다우든 부총리는 이날 의회에서 “이번 두 건의 사이버 공격은 (영국에) 적대적 의도를 나타내는 중국의 명확하고 지속적인 행동 패턴”이라고 주장했다. 다음날 뉴질랜드도 'APT40'으로 알려진 다른 중국 해커 집단으로부터 2021년 뉴질랜드 의회 자문실과 사무처가 사이버 공격을 당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관련 사실을 강하게 부인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주미 중국 대사관은 “미국의 주장은 근거 없다”며 “중국도 사이버 공격으로 고통받고 있다. 미국이 (사이버 공격) 원천이자 최대 범인”이라고 주장했다. 주영 중국 대사관도 “영국 정부의 발표는 완전한 날조에 악의적 비방”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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