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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의 골 깊어지는 바이든·네타냐후…안보리 ‘가자 휴전 결의’ 채택

미국 처음으로 거부권 아닌 기권 택해

이스라엘 반발하며 대표단 파견 취소

전쟁 장기화에 두 정상 정치 생명 걸려

바이든 국내외 전쟁 비판 여론 직면

네타냐후 전쟁 지속밖에 선택지 없어


가자지구 해법을 놓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그동안 이스라엘 편에 섰던 미국이 입장을 바꿔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결의 채택을 사실상 용인하자 이스라엘은 강하게 반발하며 미국 대표단 파견 일정까지 취소했다. 일방적인 지지를 보여왔던 미국마저 등을 돌리면서 이스라엘이 국제사회에서 사실상 완전히 고립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네타냐후 총리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마저 전쟁을 끝내라고 공개적으로 촉구하면서 이스라엘로서는 더욱 기댈 곳이 없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5일(현지 시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즉각적인 휴전과 인질 석방을 요구하는 결의를 처음으로 채택했다. 이번 결의안은 한국을 포함한 비상임이사국 10개국인 ‘E10(Elected 10)’이 제안했으며 이사국 15개국 중 미국을 제외한 14개국의 찬성표를 얻었다. 결의안은 이슬람 금식 성월인 라마단 기간 항구적이고 지속 가능한 휴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즉각적인 휴전과 조건 없는 인질 석방을 촉구하고 있다. 의료를 비롯한 인도주의적 접근의 보장과 민간인 보호 강화를 요구하는 내용도 담았다. 안보리 결의안은 무엇보다 국제법상 구속력을 지닌다는 데 의의가 있다.





특히 미국은 지난해 10월 개전 이후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안보리 결의에 처음으로 거부권이 아닌 기권을 행사했다. 안보리 결의가 채택되려면 이사국 9개국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며 미국·중국·러시아·영국·프랑스 등 5개 상임이사국이 모두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한다. 이스라엘의 오랜 우방인 미국은 앞서 브라질, 아랍에미리트(UAE), 알제리 등이 제출한 휴전 결의에 세 차례 연속 단독 거부권을 행사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결의가 채택된 후 “첫 인질이 석방되면 즉시 휴전이 시작될 수 있다. 우리는 하마스가 그렇게 하도록 압력을 가해야 한다”며 인질 석방이 우선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기권에 강력하게 항의하며 미국에 대표단을 보내기로 한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성명을 내고 “인질 석방 조건이 없는 휴전을 지지한 결의안에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은 것은 전쟁 내내 유지해온 (미국의) 입장과 배치된다”며 “국제사회의 압박을 이용해 인질을 풀어주지 않고도 휴전할 수 있다는 희망을 하마스에 심어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존 커비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대표단 방문은) 라파 지상 작전 돌입 전 실행 가능한 대안에 대해 충분한 대화를 나누기 위한 것”이라며 “매우 실망스럽다”고 유감을 표했다.



전문가들은 가자 해법을 둘러싸고 바이든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가 다른 입장에 놓여 있다고 분석했다. 11월 대선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안팎에서 친(親)이스라엘 정책에 대한 반감과 민간 피해를 줄이기 위한 휴전 압박에 직면했다. 무슬림과 젊은 유권자들은 ‘지지 후보 없음’ 투표 운동을 벌이는 방식으로 불만 표출에 나서고 있다. 한편 전쟁 이후 정권 연장이 불투명해진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 궤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쟁 지속과 완전한 승리를 제외하면 다른 선택지가 없다.

이런 가운데 네타냐후 총리의 대표적 우군인 트럼프 전 대통령마저 이날 공개된 이스라엘 보수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국제사회에서 상당한 신뢰를 잃고 있기 때문에 매우 신중해야 한다”며 “이스라엘은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가디언은 안보리의 휴전 결의에다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협력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터뷰로 이스라엘의 고립이 더욱 부각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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