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례적으로 2주 간 동작을 지역구에만 3번을 방문해 지원유세를 펼쳤다. 류삼영 민주당 후보가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가운데 힘을 실어줌으로써 열세를 뒤집을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번 4·10 총선의 격전지 ‘한강벨트’ 중에서도 격전지로 꼽히는 동작을 사수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26일 대장동·성남FC·백현동 관련 배임·뇌물 등 혐의 재판에 출석한 뒤 중앙대병원을 찾아 깜짝 지원유세에 나섰다. 지난 12일과 13일 이틀 연속으로 동작을 지역구에 방문해 류 후보를 지원한 데 이어 세 번째 방문이다. 이 대표가 같은 지역을 반복적으로 지원사격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모교이기도 한 중앙대병원 정문 앞에서 “차선을 선택해야 한다. 방관과 외면은 중립이 아니다”라며 민주당 지지를 호소했다.
한강벨트 한복판에 자리한 동작을은 거대 양당의 관심이 집중된 선거구다. 동쪽으로 보수진영이 우세한 ‘강남 3구’, 서남쪽은 야권 지지세가 두터운 관악·금천·구로구가 이어지는 이곳을 누가 장악하느냐에 따라 서울 전체 판세를 좌우할 수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최근 6번의 총선에서 여야가 세 번씩 승패를 주고받아 막판까지 표심을 가늠하기 어려운 대표적 ‘스윙보터’ 선거구로 꼽히기도 한다.
국민의힘은 4선 경력의 나 후보를 통해 탈환을 노리고 있고, 민주당은 신인 류삼영 후보에게 수성을 맡겼다. 나 후보는 2014년 보궐선거로 동작을에 자리를 잡아 이후 10년간 지역 기반을 다졌다. 민주당이 동작을 현역 이수진 의원 대신 전략공천한 ‘3호 영입 인재’ 류 후보는 경찰 총경 출신으로, 윤석열 정부가 추진한 행정안전부 경찰국 설립에 반대하다가 정직 징계를 받고 조직을 떠났다. 류 후보는 지역에 연고가 없지만 참신함을 부각하는 동시에 자신의 경력을 강조해 윤석열 정권 심판론을 앞세우고 있다.
이 대표가 동작을을 반복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정권 심판 여론을 고조시켜 지역구를 수성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 12일 동작을 지원유세에서 “동작 지역이 정말 중요하다. 여기서 이기지 않으면 다른 곳도 영향을 받는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대진표가 확정된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초반 지지율은 나 후보가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지만, 이후 격차가 크게 줄어드는 등 류 후보의 추격세도 만만치 않았다. 이런 가운데 전날 조선일보·TV조선이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한 22~24일 조사에서 나 후보가 44%로 류 후보(34%)를 10%포인트 앞서자 이 대표가 다시 힘을 실어주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해당 조사에선 동작을 지역에서 ‘정부 견제론’이 49%로 ‘정부 지원론’ 41%보다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류 후보 캠프 측은 “당에서 류 후보가 지지율 격차를 좁히며 따라잡고 있다고 분석하는 것 같다”며 “류 후보로선 이 대표 지원사격이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서울 동작을 지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가상번호) 면접 조사로 실시됐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4.4%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조하면 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