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께서 정치인을 보고 ‘참 염치없다’고들 말씀하시잖아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는 쉽지 않겠지만 잎새에 이는 바람에 아파하는, 그런 부끄러움을 아는 정치인이 되고 싶습니다.”
더불어민주당 11호 인재로 영입돼 서울 마포갑에 출마하는 이지은 전 총경은 정치를 결심한 날부터 매일 아침마다 윤동주의 ‘서시’를 읊고 있다. 정치인으로서 더 나은 사회를 만들겠다는 초심을 지키기 위한 본인 스스로와의 다짐인 것이다. 이 후보는 26일 서울 마포구 선거 사무소에서 진행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고등학교 졸업 이후 27년간 입어온 제복을 벗는다고 생각하니 눈물도 많이 났다”면서도 “그럼에도 윤석열 정권에서 권력의 도구가 된 경찰을 국민의 경찰로 돌려놓겠다는 마음으로 정치를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대중에게 알려진 것은 경찰의 소환 요구에 불응한 검찰을 규탄하는 일명 ‘미니스커트 시위’와 윤석열 정부의 경찰국 신설에 반발해 소집된 ‘전국총경회의’ 참석을 통해서다. 하지만 경찰 내부에서는 서울에서 가장 업무 강도가 높은 곳인 연신내·홍익·화양지구대 대장을 모두 역임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후보는 “아무래도 현장에서 계속 있다 보니 시민들과 얘기하는 데에 거리낌이 없다”면서 “그런 것들이 많은 도움이 되고 반갑게 맞이해주시는 주민 덕분에 더욱 힘이 난다”고 밝혔다. 이러한 경험을 살린 생활밀착형 공약도 준비해놨다. 그는 “언덕이 많은 동네이다보니 어르신들께서는 핸드레일 설치를 많이 요구 하신다”며 “편의점과 같은 1인 여성 자영업자의 안전확보 문제와 대흥동 학원가 주변의 소방시설 확보 및 주차문제 해소 등도 풀어야 할 과제”라고 설명했다.
부산 출신의 그에게 마포는 서울에서 처음으로 자리 잡은 터전이다. 이 후보는 “27살이던 2005년 처음 서울로 발령받았을 때 둥지를 튼 곳이 마포"라며 “제 명의의 첫 집도 이 곳이고, 경찰 재직 시절 능력과 역량을 인정받은 곳 역시 마포경찰서였다”며 마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곳에서 16년간 사랑을 받은 노웅래 의원님도 적극적으로 도와주겠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노 의원은 이 후보의 공천이 확정된 뒤 ‘당신이 민주당의 후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이 후보는 “주민 분들을 만나보면 일상에서 느끼는 불편함을 해소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민생 경제가 무너지고 있는 만큼 정권 심판을 꼭 해달라는 당부도 하신다”면서 “국회의원이 ‘나라 국(國)’자를 쓰는 직업인만큼 잘못된 국가 운영을 제대로 바로잡기 위한 비전도 함께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017년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며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한 이 후보는 “안전·치안이 전공 분야이기는 하지만 70년 전에 만들어진 형법을 현대화하는 작업도 해보고 싶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경찰을 그만둔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아쉬워했는데 언젠가는 그분들에게 더 큰 곳에서 일할 수 있는 국회로 보내주길 잘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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