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 이른바 ‘로맨스 스캠’에 속아 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 수거책 역할을 해 온 3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실직 후 고시원에서 생활해 온 이 여성은 자신이 범행에 가담했다는 사실을 알고도 별도의 핸드폰을 마련하는 등 경찰 수사에 대비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 가평경찰서는 사기 등의 혐의로 A(36) 씨를 구속했다고 26일 밝혔다. A 씨는 이달 14일 오전 10시께 가평군 설악면 한 주차장에서 저금리 대환대출을 해준다는 말에 속은 B 씨에게 800만 원을 받아 가로채는 등 피해자 10명에게 총 2억 2000만 원을 수거해 보이스피싱 조직원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B 씨는 기존 대출금을 갚아야 저금리 대출이 가능하는 말에 속아 돈을 건넸다가, A 씨의 행동에 수상함을 느껴 경찰에 신고, 현장에서 A 씨를 검거하게 됐다.
수사 결과 A 씨는 실직 후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던 중 지난 1월 SNS에 만난 C 씨가 사진을 보내며 ‘지금은 해외에 거주하고 있지만 귀국하면 사귀고 싶다’는 말이 범행에 가담하게 된 발단이 됐다.
이 과정에서 A씨도 자신이 보이스피싱조직의 현금수거책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했지만, 오히려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대로 별도 휴대폰을 준비하는 등 경찰 수사에 대비한 것으로 확인됐다. 범행이 발각된 뒤에도 A 씨는 C 씨에게 상담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보이스피싱은 피해자의 일상을 경제적·정신적으로 파괴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보이스피싱 조직들이 일반인들을 현금수거책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다양한 수법을 사용 중인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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