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지휘와 대장동 재판을 병행하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쪼개기 유세’에 나섰다. 이 대표 측이 선거 지원을 이유로 요청한 재판 불출석 허가를 재판부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내놓은 궁여지책이다.
이 대표는 이날 야권 성향 유튜브인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재판부들은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사건, 이런 것은 다 연기하는데 (대장동 재판만은) 절대 안 된다고 한다”며 “제 손발을 묶겠다는 의도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대표는 총선 지원을 이유로 지난주 예정된 세 차례 재판 중 두 번을 불출석하고 한 번은 지각 출석했다. 재판부는 이에 ‘강제 소환’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성남FC·백현동 관련 배임·뇌물 등 혐의 재판에서도 재판 연기를 거듭 요청했다. 이 대표는 “저의 반대 신문은 사실상 끝났고 정진상 피고인의 반대 신문만 남아 있다. 검찰의 입장이 이해되지 않는다”면서 “제가 없더라도 재판 진행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 측 변호인은 서울 동작을 후보로 나선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의 사례를 언급하며 “나 전 의원 재판이 사실상 공전 중인 상태에서 (기일을) 선거 기간을 빼고 지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본인은 후보자 지위뿐 아니라 당 대표 지위와 활동이 있는데 너무나 가혹하다”고 반발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불출석하면 구인장을 발부하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상황이 여의치 않자 이 대표는 재판 전후 시간을 쪼개 유세 지원을 이어갔다. 그는 재판 출석 전 서울 서대문갑에 출마한 ‘대장동 변호사’ 김동아 후보의 아침 출근 인사에 동행한 데 이어 재판을 마친 후에는 서울 동작을을 찾아 류삼영 후보의 지원 유세에 나섰다. 이동 중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한 ‘틈새 유세’도 진행했다.
이 대표는 총선 하루 전까지 대장동·성남FC·백현동 관련 배임·뇌물 등 혐의 재판에 세 차례 더 출석해야 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는 이날 다음 재판 기일로 29일과 다음 달 2·9일을 각각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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