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사천의 한 사립고등학교에서 남학생이 여교사의 텀블러에 체액(정액)을 넣은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다. 피해 교사가 해당 사건을 국민신문고에 올리면서다.
26일 경남교육청 등에 따르면 교사 A씨는 지난해 9월 사천의 한 사립고 기숙사에서 야간자율학습 감독을 하다 잠시 자리를 비웠다. 그 사이 남학생 B군은 A씨의 텀블러에 체액을 넣었다.
지난 2월 말 해당 학교와 계약이 종료된 A씨는 “원했던 것은 학교와 학생의 진심 어린 반성과 사과였지만 가해자와 그 부모에게 직접적인 사과 한마디 듣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학교 측은 피해를 받을까봐 소극적인 태도로 사건을 덮으려 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지난 20일 이 같은 피해 내용을 국민신문고에 올렸으며 최근 B군을 경찰에 고소했다. 해당 사건은 A씨 주거지인 경기도 인근 경찰서에 접수된 상태다.
학교 측은 사건 당시 A씨와 B군의 분리 조처가 이뤄졌고, A씨가 학생에 대한 선처를 원해 자체 징계를 했다는 입장이다. 당시 B군은 학교에서 특별교육 이수 처분 등을 받고 2주간 등교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남교육청 관계자는 "A교사에게 성폭력 피해회복 지원 사업 등을 안내했으며, 해당 학교를 방문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텀블러 등에 체액을 넣는 등 사람이 아닌 물건에 가해지는 경우도 성범죄에 해당하도록 하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이 개정안을 발의한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형적이지 않은 성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우리 법률이 그 속도와 다양성을 따라가지 못하거나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며 “범죄로부터 피해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성범죄에 대한 폭넓은 인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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