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 대형 제약 회사에서 만든 건강식품을 먹고 신장병이 발병한 사례가 속출한 가운데, 문제의 제품 3개가 판매 금지될 전망이다.
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은 전날 제품을 만든 고바야시제약 본사가 있는 오사카시에 문제의 식품이 판매 금지를 정하는 ‘식품위생법에 해당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판매 금지 판단 권한은 지자체에 있지만, 오사카시가 식품위생법을 근거로 한 후생노동성의 통지를 따를 가능성이 높다는 게 닛케이의 설명이다. 해당 제품은 홍국(붉은 누룩)을 원료로 쓴 ‘홍국 콜레스테롤 헬프’ 등 3종이다. 문제가 확산하면서 정부도 이날 관계부처 연락회의를 열어 대응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앞서 고바야시 제약의 건강보조식품 중 ‘홍국(붉은 누룩)’ 성분이 포함된 제품을 섭취한 106명이 신장 질환 등의 건강 피해를 호소하며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후생노동성은 소비자청과 공동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입원 외에도 두 명의 사망 사례를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회사 측이 마련한 상담 창구엔 3000건 이상의 문의가 빗발쳤다.
고바야시 제약은 이와 관련해 지난 22일 “건강식품이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하고 이 성분을 사용한 자사 건강식품을 자진 회수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출시 예정을 포함한 8개 상품의 기능성 표시 식품 신고를 철회했다.
홍국에는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는 효과가 있어 이를 이용한 건강식품이 많이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홍국균에는 곰팡이 독을 만드는 ‘시트리닌’이라는 성분도 포함돼 있어 신장 질환을 일으킬 우려도 있다. 고바야시 제약은 성분 분석 결과 시트리닌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혀 이와는 다른 ‘의도하지 않은 성분’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현재 고바야시 제약이 만든 홍국은 건강식품 외 다른 음식·음료 회사에도 공급돼 사용되고 있다. 고바야시 제약이 만드는 홍국 원료의 사용 비율은 고바야시 제약과 타사가 각각 20%, 80%로 타사 비중이 훨씬 크다. 주류와 과자, 젓갈류 등에 사용하고 있으며 공급처 중에는 대만 기업도 포함돼 있다. 고바야시 제약은 홍국 거래처가 52개사라고 밝혔지만, 여러 도매상을 통해 또 다른 기업에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실제 원료 사용 규모는 더 광범위할 것으로 보인다고 NHK는 전했다.
고바야시 제약은 “공급처 기업에서도 제품의 회수가 이뤄지고 있는 부분에 대해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문제의 홍국 원료를 사용한 제품을 구매한 고객은 즉시 사용을 중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처음 증상 호소 연락이 온 것이 올 1월 초였음에도 불구하고, 사측이 상황 파악 후 2개월이 지난 3월이 되어서야 이 같은 사실을 공표한 것을 두고 ‘늦장 대응’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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