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인 중국 비야디(BYD)가 지난해 판매 호조에 힘입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그러나 치열한 가격 경쟁 속에 수익성은 오히려 둔화해 비야디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비야디는 전날 홍콩과 선전거래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80.7% 급증한 300억 4000만 위안(약 5조 60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6023억 위안으로 같은 기간 42% 늘어났다.
비야디의 호실적은 차량 납품 개선에 기인한다. 비야디는 지난 한 해 동안 신에너지차(전기·수소·하이브리드차) 총 302만 대를 국내외로 인도했는데 이는 2022년보다 62%가량 많은 수준이다. 경쟁업체인 미국 테슬라 인도량(182만 대) 역시 크게 웃돈다. 다만 비야디 차량 인도분의 대부분(92%)는 국내에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사상 최대 이익을 쌓았지만 수익성 둔화 추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은 비야디의 시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비야디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86억 7000만 위안으로 직전 분기 대비 17% 감소했다. SCMP는 “중국의 부진한 경제 전망에 다수 전기차업체가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가격을 후려쳤다”며 비야디를 비롯한 전기차업체들이 무리한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비야디 역시 테슬라의 프리미엄 모델보다 30% 낮은 20만 위안에 가격을 책정해 시장 우위를 점하고 있다. 비야디는 가격이 10만 위안 이하인 모델 5종을 보유하고 있다. 상하이 전기차데이터제공업체 CnEV포스트의 페이트 장 연구원은 “비야디는 대다수 모델의 업데이트를 마친 몇 달 후 가격 인하를 멈출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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