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유학생 유치부터 교육·취업·정주까지 단계별 지원 전략을 마련해 본격 추진한다. 시는 지역대학과 인구소멸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하나의 방안으로 유학생 유치를 추진하지만, 유학생들이 졸업한 후 본국으로 떠나지 않고 부산에 취업해 정착할 수 있는 선순환 체계를 만든다면 자연스럽게 글로벌 허브도시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광회 경제부시장은 28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외에서 우수 인재를 데려오는 동시에 글로벌 인재로 양성해 지역대학의 위기 극복은 물론 전략산업에서의 빈 일자리 해소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부산형 유학생 유치양성 방안을 설명했다. 시는 2028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유치와 유학생 이공계 비율 30% 확대, 취업·구직 비자 전환율 40%를 목표로 정했다.
먼저 유치 전 단계로, 유학생 전공과 국가 다원화 전략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시, 대학, 산업계, 중앙정부, 유관기관 등으로 구성된 ‘유학생 유치 네트워크’를 즉시 구축·운영한다. 유학생 다원화 등을 위해선 미국 LA, 일본 오사카, 중국 상해·청도, 베트남 호찌민에 있는 ‘부산시 해외무역사무소’와 연계하고 한국교육원 내 신설된 ‘유학생유치센터’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유치 단계의 경우 지역 산업에 필요한 우수 인재 유치를 위해 선발 과정을 내실화한다. 먼저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과정에서 도시 부산의 브랜드가 급상승한 만큼 부산 브랜드와 연계한 유학설명회를 일본과 베트남 등에서 열 계획이다. 이와 함께 자매·우호협력 도시 등과 연계해 해외 잠재수요를 파악하고 학교 간 협력을 지원한다. 특히 지역대학과 유학생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부산형 유학생 유치 장학금’(GBS)을 올해부터 신설해 시행한다. 올 하반기 우수 인재 6명을 선발해 항공권과 체류비 등 1인당 400만 원 이내 지원할 예정으로, 향후 장학금 지원 대상을 점진적으로 늘릴 방침이다.
국내에서 일하는 저숙련·비전문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도 지역대학 입학 홍보를 강화하고 관련 교육과정을 신설해 숙련기능인력으로의 전환과 부산의 정주 여건을 강화한다. 이밖에 유학생지원센터 안내, 부산 시티투어버스 탑승권 등 부산 특화형 유학생 웰컴 패키지를 확대 지원하고 유학생 필수 교육 영상 제작·배포 등 유학생 조기 적응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인재 양성 단계에선 학위과정과 취업을 연계한 유학생 맞춤형 교육과정 개설·운영한다. 이를 통해 유학과 취업 연계 코스 개설, 어학연수생 학위과정 연계, 직업기술 분야 계약학과 및 특화된 교육과정 신설 등 산업별 기업수요에 맞는 유학생 유치 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이다. 외국인 유학생이 학교에 잘 적응하고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거점센터인 가칭 ‘Study in Busan 센터’도 내년에 신설한다. 센터는 유학생 등을 대상으로 한국어 교육, 부산형 사회통합프로그램 개발·보급, 비자 교육 등을 담당한다. 시는 내년에 시범센터를 지정한 후 권역별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인재 활용 단계의 경우 유학생 취·창업 지원 강화를 위해 ‘기업 수요 기반의 맞춤형 현장실습제’를 대학과 협력해 도입하고 점차 확대한다. 여기에 외국인 유학생 포털 등을 이용해 취업과 정주를 위한 상담을 강화하고 유학생 취업박람회도 연 2회 이상 개최한다.
시는 기업에서 이공계 외국인 유학생을 매칭시키는 지자체 체류 특례를 부여하는 ‘지역 맞춤형 특화 비자(광역 비자) 제도’ 신설을 제안할 예정이다. 유학생이 구직 비자(D-10)로 동일 기업에서 인턴십을 하는 경우, 현행 6개월보다 더 오래 일할 수 있게 연장을 건의하고 지역특화형 비자 사업 지역을 현행 인구감소 지역(서·동·영도구)에서 부산 전역으로 확대하며 대학 내 창업하는 경우 대학 보증으로 투자금이 면제될 수 있도록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김 부시장은 “유학생들이 한국의 문화를 잘 이해하고 적응해 부산시민으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방안은 이날 오전 시청 대회의실에서 박형준 시장 주재로 열린 제42차 비상경제대책회의를 통해 논의·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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