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에서 파는 가전제품은 퀄리티가 안 좋다는 편견을 깨고 싶었어요. 그래서 저는 백화점 제품과 동일한 상품·같은 라인을 위주로 소싱해요. 주변 사람들에게도 자신있게 판매를 추천할 수 있는 제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신대현 롯데홈쇼핑 생활주방팀 MD는 지난 2월말 미국 가전기업 ‘샤크닌자’의 청소기 브랜드 ‘샤크’ 신상품 모델을 최초 론칭해 완판으로 이끈 주인공이다. 그는 미국 보스턴에 있는 샤크닌자 본사를 직접 찾아가고, 협의 기간에만 약 1년을 쏟은 끝에 샤크 신상품인 ‘샤크 클린센스 IQ+’를 홈쇼핑 업계 단독으로 선보였다.
“양질의 브랜드만 엄선…‘믿을 수 있는 상품’만 소싱하는 곳이라는 신뢰 주고파”
이는 ‘소비자들이 믿고 사용할 수 있는 상품을 팔자’는 그의 원칙에 따른 것이다. 이를 위해 신 MD는 평소에도 상품을 소싱하기 전 여러 제품을 직접 사용해본다. 그는 “샤크 청소기를 사용했을 때 머리카락 엉킴이 절대적으로 적었던 데다가, 확실히 타 제품에 비해 가볍다는 인상을 받았다”면서 “무게중심과 핸들링 등 다른 요소도 만족스러웠다”고 언급했다.
양질의 제품을 엄선하기 위해 해외 브랜드에 대한 관심도 놓지 않고, 꼼꼼하게 정보를 수집했다. 그는 “샤크닌자는 실시간으로 소비자들의 불만 사항을 반영해 제품을 개선하고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면서 “아마존 등 전세계 쇼핑몰의 자사 제품 후기를 추적한 후 평점이 일정 수준 아래로 내려가면, 해당 내용을 조사해 제품 자체를 빠르게 개선한다”고 설명했다.
신 MD가 고른 샤크는 4년 연속 미국 진공청소기 매출, 소비자 만족도 1위를 기록한 대표 브랜드로 꼽힌다. 경쟁사 모델 대비 약 40% 저렴한 가격대, 30% 가벼운 무게로 가성비와 품질을 모두 갖춘 것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이번에 출시된 ‘샤크 클린센스 IQ+’는 먼지량, 주변 광량, 바닥 종류 등을 인식하는 스마트 센서를 탑재한 최고급 신상품이다.
신 MD는 “국내 시장에서도 샤크 청소기를 팔고는 있지만, 대부분 경량화 모델로 성능이 비교적 낮아 좁은 공간이나 이동용으로만 적합했다”면서 “집 전체를 청소할 수 있는 상품을 선보이고 싶던 찰나에, 최고급 스펙을 가진 신제품이 새로 나와서 단독 론칭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인지도…'멀티 채널' 활용해 극복
문제는 국내에서 샤크 브랜드 인지도가 현저히 낮다는 점이었다. 이에 신 MD는 롯데홈쇼핑의 OSMC 협의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앞서 롯데홈쇼핑은 올해부터 TV홈쇼핑에 국한하지 않고 유튜브, SNS 등으로 판매채널을 다각화하는 ‘멀티채널 상품 프로바이더’ 전략을 강화 중이다. ‘원소싱 멀티채널(OSMC, One Sourcing Multi Channel)’ 방식을 통해 경쟁사에는 없는 차별화 브랜드, 단독 제품 물량을 확보해 다양한 고객 접점에서 선보이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12월 TV와 온라인 영업조직을 하나의 부문으로 통합했다. 채널별 상품을 각자 소싱하고 판매하던 방식에서 ‘멀티채널 상품 공급자’ 방식을 지향하기 시작한 것이다.
샤크 청소기 신상품의 경우엔 단독 론칭 한 달 전부터 국내 입점을 주도한 TV홈쇼핑 영업조직과 상품전략·이커머스·모바일TV·콘텐츠 부서가 ‘OSMC 협의체’를 조성해 ‘하나의 팀’을 꾸렸다. 론칭 방송에 앞서 콘텐츠 전담 조직은 공식 유튜브 채널 ‘롯튜브’에서 숏폼 홍보 콘텐츠를 선보였고, 라이브커머스 조직은 모바일TV ‘엘라이브’를 통해 모바일 생방송을 열었다.
신 MD는 “MD의 역할이 과거에는 TV방송만 준비하는 데 머물러 있었다면, 최근에는 온라인·외부 행사 기획으로까지 업무가 확대됐다”면서 “롯데홈쇼핑의 경우 OSMC 프로세스가 잘 구축된 덕분에 서로 다른 팀에서 온 직원 30여명이 한 프로젝트에 속한 팀처럼 묶여 움직였다”고 말했다.
그 결과 샤크 청소기를 홍보하는 방송에는 정식 론칭 전부터 시청자 50만 명이 몰렸다. 샤크 청소기 신상품이 지난달 29일 TV홈쇼핑 대표 리빙 프로그램인 ‘최유라쇼’에 론칭된 후 주문 금액 12억 원을 기록하며 완판될 수 있었던 이유다.
현지화 위한 노력도…"한국은 주력 제품 먼저 제시해야"
샤크닌자가 미국 회사다 보니 한국 시장에 맞는 ‘현지화 전략’도 구상해야 했다. 신 MD는 “미국 같은 경우는 기업이 다양한 청소기 제품을 한 데 모아 전시해놓고, 고객이 본인에게 필요한 제품을 스스로 찾아 살 수 있도록 한다”면서 “반면, 한국은 미리 다수의 고객을 설득할 수 있는 스펙과 가격 조건 등을 정해놓고 그 기준에 맞는 주력 판매 모델을 먼저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고 비교했다.
“샤크닌자 인지도 향상에 기여하는 게 목표”
신 MD의 다음 목표는 샤크닌자 주방 브랜드 제품인 ‘닌자 블렌더’ 등 다양한 상품군을 국내 소비자들에게 소개하는 것이다. 연내 4~5개 정도의 상품을 단독 론칭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와 매출을 높이는 게 그의 최종 목표다. 신 MD는 그는 “지금은 한국 시장에서 샤크닌자를 모르는 사람이 되게 많지만, 훗날엔 브랜드 이름만 들으면 모두가 알만한 정도로 인지도를 키우고 싶다”면서 “샤크닌자가 향후 연간 50회 이상 편성, 연매출 200억 원 이상을 기록하는 롯데홈쇼핑의 대표 가전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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