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MLB)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0·LA다저스)의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40)가 도박 스캔들에 연루된 이후 행방이 묘연하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서울시리즈 이후 미즈하라의 모습을 본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29일(현지시간) 미국 LA타임스는 “오타니 쇼헤이의 전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가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우리의 인터뷰 요청에도 응하지 않았다”며 “그가 변호사를 선임했는지 여부도 확인할 수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저스 구단의 한 임원에 따르면 한국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2024 서울시리즈’를 마친 뒤 로스앤젤레스(LA)로 돌아가는 전세기에 미즈하라 잇페이는 탑승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미즈하라의 (미국 내) 거주지는 분명하지 않다. LA 다이아몬드바에 그의 부모 집이 있을 뿐”이라면서 “그곳 주민은 미즈하라의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는 이날 MLB 네트워크를 통해 “미국 국세청의 조사 과정과 내용을 알기란 쉽지 않다”며 “MLB 사무국은 자체적으로 조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고 수사 권한이 없어서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힘든 상황이지만 우리는 사실관계를 찾아낼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빨리 마무리되면 좋겠지만 (조사 기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앞서 오타니의 전 통역사 미즈하라는 MLB 개막 서울시리즈를 치르던 지난 21일 불법 도박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구설에 올랐다. ESPN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한 뒤 오타니의 계좌를 통해 도박 브로커에게 450만 달러(약 60억원)을 송금한 것으로 드러났다.
LA다저스 측은 미즈하라를 즉시 해고했다. 오타니도 지난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미즈하라의 도박 사실을 알지 못했으며 자신이 불법 도박에 관여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가 믿었던 사람이 이런 일을 했다는 사실에 매우 슬프고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미즈하라는 오타니가 일본프로야구 닛폰햄 파이터스에서 뛰던 시절부터 7년 이상 오타니의 통역사이자 친구로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 내에서는 ‘거액의 송금 사실을 몰랐다’는 오타니의 해명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왔다. 스포츠 비즈니스 전문가 조 폼플리아노는 지난 26일 엑스(X·옛 트위터)에 오타니의 기자회견에 의문점이 남는다며 두 가지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통역사인 미즈하라가 어떻게 오타니의 계좌에 접근할 수 있었나. 또 몇 달에 걸쳐 거액의 돈이 빠져나가는 사실을 어떻게 오타니 본인이 모를 수 있나”라면서 “이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듣기 전까진 그 무엇도 믿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MLB에서는 선수나 구단 직원이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할 경우 1년 동안 출전이 제한되거나 영구 퇴출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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