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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에 나온 숲… 여기선 나무에 장수하늘소까지 구경

연간 40만명 방문하는 국립수목원

560년 역사의 천연 숲으로 차별화

전나무 숲에 동식물 구경까지 가능

국립수목원에 조성된 전나무숲길. 사진 제공=국립수목원




강원도 오대산, 전북 부안군 내소사를 가지 않고도 전나무 숲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 경기도에 위치해 있어 비교적 쉽게 방문할 수 있다. 서울 가까이에 위치해 있다고 해서 숲이 울창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90년 이상 된 전나무들이 200m 구간에 심어져 피톤치드를 발산한다. 유한킴벌리의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 광고도 이곳에서 촬영됐다. 오대산, 내소사 전나무숲에 이어 국내 3대 전나무 숲길로 손꼽힌 국립수목원 이야기다.

국립수목원은 연간 40만 명이 방문하는 녹색 쉼터다. 한겨울인 1~2월에도 매달 8000~9000여 명이 국립수목원을 찾았다. 나무, 숲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계절에 상관없이 이곳으로 발길을 닿고 있는 셈이다. 그 비결로 임영석 국립수목원장은 “인간의 간섭을 최대한 억제하며 관리해온 천연 숲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립수목원의 가을 풍경. 사진 제공=국립수목원


국립수목원은 1999년 국립수목원으로 승격된 시점을 기준으로 올해 25주년을 맞았다. 그러나 실제 숲의 역사는 560년에 이른다. 조선시대 왕실에서 세조가 잠든 능 주변의 숲을 광릉으로 지정하고 조선 말기까지 철저하게 보호했다. 일제시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도 인위적인 훼손을 겪지 않았다. 2010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실제로 국립수목원에서는 다른 수목원과 달리 다양한 종류의 나무를 구경할 수 있다.

“사람들은 단일종의 나무로 된 숲을 더 좋아할 수 있지만 그게 나무, 숲에도 좋은 건지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요. 이곳은 자연 그대로의 숲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국립수목원은 온대중부 식생 기후에서 성립할 수 있는 낙엽활엽수림이 있는 한반도 유일한 곳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서어나무 군락지를 비롯해 소나무, 전나무, 참나무, 버드나무 등이 있다.

국립수목원에서 볼 수 있는 까막딱따구리. 사진 제공=국립수목원


자연 그대로 다양성을 갖춘 숲은 동식물의 보금자리 역할도 톡톡히 한다. 국립수목원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장수하늘소’가 관측된 곳인 이유다. 장수하늘소는 오래되고 큰 나무가 있는 숲에서 서식한다. 국립수목원이 멸종 위기의 천연기념물인 장수하늘소가 살기에 안성맞춤일 수밖에 없다.

국립수목원이 ‘버드와칭족’에게 인기 관광지로 손꼽히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국립수목원에서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새가 바로 천연기념물 242호인 까막딱따구리다. 임 원장은 “손에 잣 같은 걸 올려놓으면 새가 와서 먹고 가기도 한다”며 “특히 눈으로 덮인 겨울에 새를 구경하기 쉬워 방문객들이 겨울에도 수목원을 찾는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국립수목원에서는 역대 대통령이 심은 나무를 구경할 수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은행나무부터 전두환 전 대통령의 독일가문비나무, 노태우 전 대통령의 무궁화, 김영삼 전 대통령의 반송, 김대중·문재인 전 대통령의 금강소나무, 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의 주목,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상나무 등이 모두 이곳에 있다. 임 원장은 “이곳을 방문하는 이용객들이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고 나무와 교감하며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며 “전국에서 가장 좋은 나무와 함께 숨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정서적 치유 효과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립수목원에 심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기념식수. 사진 제공=국립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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