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주인 캘리포니아주가 4월 1일부터 패스트푸드 체인점 종사자 최저시급 20달러(약 2만7000원) 인상법을 시행한다. 이에 따라 제품 가격이 오르고, 대량 해고 사태가 발생하는 등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30일(현지시각) 폭스 비즈니스는 체인점 소유주들이 시급 인상이 소비자에 대한 ‘소리 없는 세금’이라고 비판하고 있으며 패스트푸드 시장 붕괴를 우려한다고 보도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지난해 9월 미국 전역에 60개가 넘는 지점을 운영하는 패스트푸드 체인 종사자의 최저임금을 20달러로 올리는 신속 법안에 서명해 4월 1일 발효하도록 했다.
캘리포니아주의 최저임금은 현재 시간당 15.50달러다. 이번 임금 인상은 아이스크림과 커피, 버블티, 프레츨, 도넛과 기타 음료나 사탕을 판매하는 업소에도 적용될 수 있어 사실상 거의 모든 패스트푸드 업체가 대상이 될 수 있다.
폭스 비즈니스는 이 법 시행 직전에 피자헛, 서던 캘리포니아 피자, 라운드테이블 피자, 바이텔러티 보울스 등 주요 체인이 연쇄적으로 대량 직원 해고를 단행했다고 보도했다.
피자헛은 지난해 12월에 배달원 1200명 이상을 감원할 것이라고 밝혔고, 일부 매장은 아예 배달을 중단했다. '라운드 테이블' 피자는 올해 약 1280명의 배달 기사를 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엑스칼리버 피자'의 모회사인 FAT도 직원 해고 계획을 밝혔다.
패스트푸드 체인은 또 앞다퉈 가격을 올리고 있다. 폭스 비즈니스는 시급 인상으로 캘리포니아에서 햄버거 한 개 가격이 20~26달러(약 3만500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멕시칸 패스트푸드 체인 치폴레는 인건비 인상에 대응하기 위해 캘리포니아주 매장의 메뉴 가격을 5∼9% 인상한다.
맥도날드, 잭인더박스 등 다른 패스트푸드 업체들도 올해 인건비 상승을 반영해 캘리포니아주 점포의 메뉴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맥도날드 점주 협회는 올해 추가 인건비 상승 폭이 점포당 연간 25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캘리포니아주는 지난 2022년 주 정부가 위원을 임명한 위원회에 패스트푸드 업계 감독 권한을 부여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위원회가 시간당 최저임금을 22달러까지 인상할 수 있도록 했다. 패스트푸드 업계가 이 법 시행에 강력히 반발하자 노동조합, 사용자단체, 주 정부 간 협의를 거쳐 올해 4월부터 최저시급을 20달러로 올리기로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