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진중공업은 국내 최초로 액화이산화탄소(LCO2) 탱크를 수주했다고 1일 밝혔다. 척당 계약금액은 100억 원을 상회하며, 총 4척을 제작할 예정이다.
세진중공업에 따르면 탱크는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이라는 특수 선종에 탑재된다. 오는 5월 첫번째 탱크 제작 착수를 시작으로 2026년까지 액화이산화탄소 탱크 총 4척을 제작해 HD현대미포에 공급할 예정이다. 2만 2000cbm(cbm은 가로x세로x높이가 각 1m)급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은 현재 운항 중이거나 발주된 운반선 중 최대 규모로 알려져 있다.
이산화탄소는 삼중점(Triple Point)이 대기압보다 높아 대기 압력에서는 액체 상태를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액체 상태로 운송하기 위해서는 대기압의 4~5배에 이르는 고압과 저온이 유지돼야 한다. 하지만 작은 외부 환경에도 쉽게 기체, 액체, 고체 상태로 변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액화이산화탄소 탱크는 고압과 저온을 유지하기 위해 LPG 탱크 대비 약 50% 두꺼운 후판을 사용해야 한다. 액화이산화탄소 적재중량을 최대화하기 위해 제작 난이도가 높은 수직 비대칭 구조(Bi-lobe Type)로 제작되기 때문에 같은 크기의 LPG운반선 탱크 대비 가격이 크게 높다. 제작 난이도가 높아 현재 세진중공업만 제작이 가능하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글로벌CCS연구소에 따르면 탄소 포집·저장 시장은 매년 30% 이상 성장해 2050년 세계 탄소포집량이 76억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운송하는데 핵심 역할을 담당할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 수요도 550척 이상으로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세진중공업 관계자는 “국내 대형 조선소들이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보고 있다”며 “회사도 이미 조선사들과 액화이산화탄소 탱크 제작을 위해 많은 준비를 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당사는 세계적인 조선사들과 30여척의 액화이산화탄소 탱크 발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추가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