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069620)이 종근당(185750)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를 공동 판매한다. 종근당이 앞서 경쟁사 제품인 HK이노엔(195940)의 ‘케이캡’을 공동 판매하며 연간 처방실적을 1500억 원으로 끌어올린 경험을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대웅제약은 연내 시장 1위 품목 도약을 목표로 내걸고 케이캡을 공동 판매하는 HK이노엔과 보령(003850)에 전면승부를 예고했다.
1일 대웅제약은 종근당과 칼륨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를 공동 판매한다고 밝혔다. 종근당은 지난해까지 케이캡을 HK이노엔과 공동으로 판매했는데 계약이 종료되면서 대웅제약과 손을 잡았다. 펙수클루는 기존 프로톤펌프억제제(PPI)의 단점으로 지적된 느린 약효 발현 및 2시간 이하의 짧은 반감기, 식이 영향, 약물 상호작용, 야간 속쓰림 부작용 등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대웅제약은 P-CAB 계열 약물의 빠른 성장세가 펙수클루의 매출 증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P-CAB 제제와 PPI 제제의 합산 처방액은 2392억 원, 이 가운데 P-CAB 제제의 비중이 25.9%에 달한다. 올해 위염 적응증 급여확대와 공동 판매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며 처방액이 크게 성장할 전망이다.
대웅제약-종근당의 펙수클루 진영과 HK이노엔-보령의 케이캡 진영 간 마케팅 경쟁은 불가피해졌다. P-CAB 방식의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는 HK이노엔의 케이캡과 대웅제약의 펙수클루가 양분하고 있다. 케이캡은 연간 1500억 원의 매출을 내는 블록버스터로 자리 잡았고 펙수클루는 2022년 7월 발매 이후 2월 기준 누적 776억 원의 처방액을 기록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펙수클루가 케이캡과 업계 선두 경쟁을 펼치기 위해서는 처방액을 연간 1000억 원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가능해진다. 업계에서는 강력한 영업력을 구축한 대웅제약과 종근당에 협업에 힘입어 펙수클루가 얼마나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양 사 모두 순환기계 치료제와 소화기계 치료제 영역에서 강점을 보이는 만큼 마케팅 시너지가 클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창재 대웅제약 대표는 “양사가 P-CAB 신약을 성공적으로 판매한 경험을 살려 펙수클루가 위식도역류질환 환자들에게 효과적인 치료 옵션으로 더욱 가까이 다가가도록 할 것”이라며 “이번 협력을 업계 내 동반성장의 모범·성공사례로 만들고 펙수클루 매출 1조 원 실현을 위한 발판으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주 종근당 대표는 “종근당은 이미 P-CAB 제품을 시장에 성공적으로 론칭하고 블록버스터급 약물로 성장시킨 경험이 있다”며 “P-CAB 시장에서 축적한 풍부한 노하우와 양사의 강한 영업·마케팅 시너지를 발휘해 국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일 것”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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