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보단 늦었지만 올해도 '이른 벚꽃'…서울서 공식 개화
개화 점차 앞당겨져…'생태적 엇박자' 우려
서울에서 벚꽃이 드디어 개화했다.
기상청은 1일 서울에 벚꽃이 폈다고 공식 발표했다. 서울 벚나무 개화는 종로구 송월동 서울기상관측소 앞에 심어진 왕벚나무(관측목)가 기준이다. 이 나무의 한 가지에 3송이 이상 꽃이 피면 기상청은 서울에 벚꽃이 폈다고 발표한다. 서울기상관측소 왕벚나무는 수령이 60년 이상인 나무로 2014년 측정 때 키가 8m, 사람 가슴 높이에서 측정하는 흉고지름이 58㎝로 나타났다. 나무 식재지는 국가등록문화재이다.
올해 서울 벚나무 개화일은 지난해보다 일주일 늦었다. 하지만 ‘지각 개화’라고 볼 수는 없다. 지난해 벚꽃 개화 시점은 3월 25일로 역대 두 번째로 일렀기 때문이다. 올해의 개화 시기 역시 역대 다섯 번째로 이른 기록이다. 서울 벚나무 개화가 관측되기 시작한 1922년 이후 가장 빨리 벚꽃이 핀 해는 2021년으로 3월 24일이었다.
서울 시민들의 벚꽃 나들이 명소인 영등포구 여의도 윤중로 벚나무는 지난달 31일 이미 꽃망울을 터트렸다. 참고로 윤중로 벚꽃 개화에도 기준이 있다. 영등포구 수목 관리번호 118~120번인 벚나무가 윤중로 벚꽃 개화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 나무다. 윤중로 벚나무 개화는 지난해보다 닷새 늦고 평년보다 엿새 일렀다.
한편 서울 벚나무 개화일은 점차 당겨지고 있다. 1922년부터 2013년까지는 서울에서 3월에 벚나무가 개화한 적이 없었는데 2014년 3월 28일이 개화했고 이후 3월 하순에서 4월 초 사이에 벚꽃이 피고 있다. 1922년의 경우 4월 14일이 벚나무 개화일이었다.
이른 개화는 온난화 때문으로 추정되는데 실제 3월 평균기온은 지난 51년 사이 2.6도 상승했고 4월 평균기온은 0.8도 상승했다. 이른 개화는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 꽃들이 일찍 피면 꽃이 피는 시기가 곤충의 활동 시기에 맞지 않게 되고 이는 꽃가루와 꿀 등을 먹이로 삼는 곤충의 생존에 영향을 줄 뿐 아니라 곤충을 매개로 수분하는 식물이 열매를 맺는 데도 영향을 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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