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계가 “의대 증원 문제는 과학기술 발전에 타격을 준다”며 R&D 삭감에 이은 의대 증원 정책으로 기초과학이 몰락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1일 전국대학기초과학연구소연합회(회장 이준호, 서울대 기초과학연구원장)는 의과대학 입학정원 증원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우리나라 기초과학 위기 상황에 대한 의견서를 발표했다. 전국대학기초연구소연합회는 전국의 대학 부설 연구소 중 기초과학 연구를 담당하는 68개 연구소의 전국적 연합회다.
전국대학기초과학연구소연합회는 이날 “정부의 R&D 예산 삭감으로 붕괴된 정부와 과학자들간의 신뢰관계가 채 회복되기도 전에 다시 의대 증원 문제가 우리나라 기초과학과 과학기술 발전에 장단기적으로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 명확하게 예측되는 상황”이라며 “이를 막기 위해서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서 “의대 증원 문제에 매몰되어 모든 이슈가 전국의 의료현장과 의대 교육 현실에만 한정됨으로써 기대와는 반대로 기초과학의 면에서 국가적 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공계 대학들의 우수 인재 공동화 현상 심화를 막기 위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들의 입장이다.
연합회는 △ 기초학문의 다양성, 확장성, 보편성을 가지고 긴 호흡으로 지원해야 첨단 기술도 제대로 성장할 수 있다는 철학을 정책에 반영할 것 △ 의과대학 교육 혁신과 동시에 이공계 교육 연구에 대한 획기적 지원이 이뤄질 것 △ 모든 기초과학 전공 대학원생의 학비·생활비 등의 파격적인 지원책 마련과 연구 인프라 강화 △R&D 예산에 대한 예측 가능하고 합리적인 정책 수립·시행을 보장하는 법적 장치를 마련할 것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