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수영구에 출마한 장예찬 무소속 후보가 정연욱 국민의힘 후보를 상대로 연일 ‘보수 단일화’ 구애를 이어가고 있다. 장 후보는 “보수 단일화를 거부하는 사람은 민주당 2중대”라며 정 후보를 강하게 압박했다.
장 후보는 2일 페이스북을 통해 “보수 단일화는 정 후보가 부산진구 경선에서 큰 차이로 패배하고 수영에 왔다는 오명을 씻어낼 기회”라고 밝혔다. 그는 정 후보에게 “보수 단일화를 피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단일 후보로 민주당을 제압하라는 수영구민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나”라고 압박했다.
장 후보는 “나는 불리한 조건도 100% 수용하겠다고 밝혔다”며 “현실적으로 하루 만에 완료 가능한 당원 100% 조사가 남아있다. 설마 당원 조사도 자신이 없어 거부하는 것인가”라고 밝혔다.
장 후보가 연일 단일화를 요구하고 나선 데는 자신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경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깔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부산 수영의 경우 여당의 텃밭으로 분류되는 데다 범보수 진영 후보들의 지지율을 단순합산 할 시 유동철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을 가뿐히 넘어선다.
피플네트웍스리서치(뉴스1부산경남·쿠키뉴스 동남권본부 의뢰)가 지난달 29~30일 수영구 유권자 501명에게 무선 ARS 방식으로 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유동철 더불어민주당 후보 39.4%, 정 후보 26.7%, 장 후보 24.2%로 집계됐다. 장 후보와 정 후보의 지지율을 더하면 과반을 넘긴다. 이에 앞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부산MBC·부산일보 의뢰)가 지난달 8~9일 수영구 유권자 510명에게 무선 ARS 방식으로 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당시 국민의힘 후보였던 장 후보는 지지율 54.2%를 기록했었다.
장 후보는 “내가 국민의힘 후보일 때는 54% 지지율이 나왔다”며 “정 후보는 국민의힘 간판을 달고도 수영구에서 26%가 겨우 나왔다. 그런 경쟁력으로는 민주당을 이길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보수 단일화 경선으로 경쟁력을 증명하고, 낙하산이 아닌 정당한 후보가 되는 길을 선택하라”며 “비겁한 회피 대신 당당한 경선을 선택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장 후보의 바람과는 달리 정 후보가 단일화는 선택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전날 정 후보는 기자회견을 통해 장 후보의 단일화 제안을 두고 “수영구민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도 ‘막말 논란’으로 공천을 취소한 장 후보와 단일화를 할 시 되레 야권으로부터 역풍을 맞을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반면 장 후보의 경우 3자 구도로 선거가 치러져 민주당에 지역구를 내줄시 선거패배의 원인으로 지목돼 ‘정치적 생명’마저 위태로울 위기에 처하게 된다.
기사에서 언급된 여론조사 관련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진석 기자 lj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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