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가 시작된 지도 한 달이 넘었지만 아이들로 북적여야 할 놀이터엔 적막감이 흐른다. 저출생의 또 다른 그늘이다.
저출생 위기가 학교 현장 밖에서도 현실로 다가온 셈이다.
전국 시도교육청과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3월 신입생이 없는 초등학교는 157곳으로 5년 새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는데 전국 초등학교가 6175개교인 점을 고려하면 전체의 2.5%에 해당하는 것이다. 2년 사이에 30% 가까이 증가했다.
초등학교 신입생 수도 사상 처음 30만명대로 줄어들었다. 취학대상아동은 2017년생 만 6세와 취학유예자 등으로 총 36만 9441명에 그친다.
문제는 출생아수와 최저 수준의 합계출산율을 고려하면 초등학교 신입생 수는 향후 빠르게 급감할 것이란 점이다.
통계청의 출생아 수 자료를 보면 내년 취학 대상인 2018년생은 32만 6822명이다. 이어 2019년생 30만 2676명, 2020년생 27만 2337명으로 4년 만에 30만명대가 깨질 전망이다.
저출생으로 인한 학령 인구 감소는 물론 지방만의 일이 아니다.
서울 초등학교 취학 대상자도 매년 감소해 올해는 집계 이래 처음 5만명대까지 떨어졌다.
서울 초등학교 취학 대상자는 2019년 7만 8118명에서 2020년 7만 1356명, 2021년 7만 1138명, 2022년 7만 442명 등 꾸준히 감소했다.
작년에는 6만 6324명으로 첫 6만명대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국·공·사립 통틀어 5만 9492명에 그치면서 전년 대비 10.3% 급감한 수치를 보였다.
이러한 학령인구 감소는 학교 통폐합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2021∼2023년 통폐합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통폐합한 학교는 72개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초등학교가 58개교로 가장 많았다. 중학교는 11개교, 고등학교는 3개교였다.
교육 현장 곳곳에선 경고음이 나오고 있지만, 출산율은 나아질 줄 모르는 기미다.
작년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직전년의 0.78명보다 0.06명 다시 낮아졌다. 특히 지난해 4분기 합계출산율은 0.65명으로 사상 최저를 기록, 0.6명대로 내려왔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뾰족한 묘수가 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 가운데 일각에선 범정부 차원의 실질적인 대응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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