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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의사 10명 중 3명 "앞으로 수련 이어갈 생각 없다"

전공의·의대생 1581명 참여

"정부·여론, 악마화에 환멸"

적정 의대 규모로 64% '감축'

가톨릭중앙의료원(CMC) 사직 전공의 류옥하다. 박민주 기자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단체행동에 나선 전공의·의대생 등 젊은 의사들의 34%가 향후 전공의 수련 의사가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일 류옥하다 전 가톨릭중앙의료원 사직 전공의는 서울 종로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공의·의대생 1581명이 참여한 ‘젊은 의사 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1일까지 나흘간 실시된 여론조사에는 전체 전공의 1만 2774명과 의대생 1만 8348명 중 1581명(5.08%)가 참여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 중 531명(33.6%)가 향후 전공의 수련 의사가 ‘없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수련 의향이 없는 이유로는 △‘정부와 여론의 의사 ‘악마화’에 환멸을 느껴서(87.4%)’ △‘구조적인 해법 없이 정부가 일방적으로 의대 증원·필수의료패키지를 추진했기 때문(76.9%)’ △‘심신이 지쳐서(41.1%)’ 등을 들었다.

전공의 수련을 희망하는 젊은 의사들도 압도적으로 정부 정책 백지화를 지지했다. 전공의 수련의 선행조건을 묻는 문항에 응답자들은 ‘의대 증원·필수의료패키지 백지화(93.0%)’와 ‘필수의료 수가인상(82.5%)’을 요구했다. ‘복지부 장차관을 경질해야 한다’는 응답도 73.4%에 달했다.

류옥하다 씨가 발표한 '젊은 의사(전공의·의대생) 동향조사 결과' 자료 캡처




적절한 의대 정원 규모에 대해서는 과반수가 넘는 인원이 ‘감축(64.1%)’이라고 답해 정부 입장과 큰 격차를 보였다. 세부적으로는 현행 의대 정원인 3058명보다 최대 500명을 줄인 ‘2558~3058명(34.8%)’이 가장 많았다. 이어 ‘2058명 이하(17.0%)’, ‘2058~2558명(12.3%)’ 순이었다. ‘현행 정원 유지’라고 응답한 이들은 504명(31.9%)이었다.

이 같은 결과는 응답자 96%가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대해 반대의 뜻을 밝혔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증원에 찬성한 나머지 인원(3.8%)도 ‘3558명(500명 이하 증원)’이 적절하다고 응답했다. 이는 지난 1일 윤석열 대통령이 “의대 정원 2000명은 최소한의 증원 규모”라며 입장을 재확인한 것과는 상이한 결과다.

한국 의료 문제점으로는 ‘현실적이지 않은 저부담의 의료비’(90.4%)를 고른 이들이 가장 많았고, 이어 ‘비인간적인 전공의 수련 여건(80.8%)’ ‘응급실 및 상급종합병원 이용의 문지기 실종(67.0%)’ 등을 선택했다.

류옥 씨는 조사 결과에 대해 “대통령님은 어제 담화에서 비과학적이고 일방적인 2000명 증원을 고수하겠다고 했다”면서 “슬프게 이러한 상황에서는 (조사결과처럼) 현실적으로 복귀할 수 있는 전공의와 학생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는 병원을 떠난 것이지, 결코 환자 곁을 떠난 것이 아니다. 젊은 의사들은 환자들과 연대할 것”이라며 “앞으로 젊은 의사들이 필수·지역·환자 중심 의료에 힘 쏟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밝혔다.

류옥 씨에 따르면 이번주 중으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와 함께 사직 전공의·의대생·의대 교수들이 ‘전국 암 환자 및 만성질환자 분류 프로젝트(NCTP)’를 시작할 예정이다. 류옥 씨는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지연에 따른 위험도를 함께 평가해 각 환자 상황에 맞는 최선의 대안을 찾고자 하는 것”이라며 “환자 분들의 불안을 해소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받으실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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