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 등 제3지대 신당이 선거를 8일 앞두고 자영업자 지원, ‘금(金)사과 방지법’ 등 민생 공약을 적극 내세우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파 875원’ 발언으로 인해 정권심판 여론이 불붙은 점을 적극 활용해 막판 지지율 반등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는 평가다. 조국혁신당이 검찰개혁 등 민생과는 별 상관이 없는 공약으로도 지지율 20%대를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키는 것과는 대조된다는 관전평도 나온다.
개혁신당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생·정치·미래과학기술 등 3대 분야 개혁을 테마로 한 10대 과제를 제시했다. △구연금-신연금 완전분리를 골자로 한 국민연금 개혁 △의료시스템 전반 개혁 △규제 샌드박스 전면 개편 △자영업 사관학교 설립(이상 민생) △정당 국고보조금 폐지 △완전 국민경선제 법제화 △광역단체장 결선투표제 도입(이상 정치) △안정적 연구개발(R&D) 투자 △K-Road 시스템 도입을 통한 국가 빅데이터 시대 전환 △폐터널·폐광산 활용 데이터센터 증설(이상 미래과학기술) 등이다.
이주영 개혁신당 공동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당은 앞으로 이념이나 치적에 매몰된 채 비현실적인 정책을 내는 것이 아닌, 현실적으로 국민의 삶에 보탬이 될 수 있는 개혁안들을 계속해서 발표하겠다”고 강조했다.
개혁신당은 한 달 전 공천관리위원회를 모집할 때만 해도 정치·경제·개혁을 당의 가장 큰 화두로 내세운 바 있다. 개중 연금개혁 등을 골자로 한 경제개혁은 이날 발표에서는 ‘민생개혁’ 키워드로 갈음한 모습이다.
김종인 개혁신당 상임고문은 공관위원장직을 맡았던 당시 “개혁신당이 이름 그대로 무엇을 실질적으로 개혁을 할 것인지를 제시하고 국민이 그것을 받아들이면 우리가 어느 정도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며 “소위 정치개혁과 경제개혁을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를 국민들에게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미래 역시 전날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을 방문해 ‘시장에서 파값잡는당’ 유세를 진행하며 ‘금사과 방지법(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홍보했다. 중간에서 막대한 이익을 챙기는 도매시장법인과 독점적 경매거래를 폐지해 안정적 가격안정체제를 만들겠다는 게 골자다.
오영환 새로운미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정부에서도 금사과·대파 논란 방지를 위해 많은 정책을 내놨지만 일시적일 뿐”이라며 “민생 문제 하나만큼은 유능하게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새로운미래는 금사과방지법 외에도 △EBS 무상교육 실시 △대중교통 월 6만원 상한제 실현 등 민생정치 3대 공약을 내놓고 매일 6km씩 걸으며 시민들을 만나는 도보 선거캠페인을 진행하며 서민 표심 공략에 전력을 쏟고 있다.
두 당이 총선을 8일 가량 앞두고 ‘민생’ 키워드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파 875원’ 발언 이후 고물가 문제를 중심으로 정권심판 여론이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25∼29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09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2.0%포인트)한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36.3%으로 5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지지율이 2~3% 수준에서 정체된 상황에서 밥상 물가 등 실질적인 공약을 내세워 막판 표 끌어모으기에 나섰다는 평가다.
한편 조국혁신당은 ‘검찰개혁’이라는 민생과 비교적 괴리된 정책들을 내놓고 있으나 지지율이 20%를 넘나들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처음부터 정권과의 각을 뚜렷이 세우며 정권심판의 적임자라는 인식을 확실히 각인시킨 덕분이라는 평가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민생보다 정권심판에만 치중한다는 지적에 대해 “이 정권은 지난 2년간 바뀐 게 없고 앞으로 바꿀 의지나 계획도 없다. 이 상태로 가면 민생파탄은 심화할 거다. 결국 민생을 바로잡으려면 정권을 바꿔야 한다”며 “검찰독재정권을 바꿔 민주주의를 바로 세워야 민생(어려움)도 바로잡힐 수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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