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우리를 충격에 빠트렸던 구글의 알파고는 바둑 고수의 게임 16만 개로부터 약 3000만 수를 가져와 인공지능(AI), 즉 머신러닝을 통해 스스로 학습해 바둑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알파고는 인간과의 공식 대국에서 13전 12승 1패를 기록했다.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3000만 수라는 방대한 데이터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여겨진다.
데이터는 인터넷을 검색하거나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 사회 공통망에 올리는 행동을 할 때 만들어지는 정보다. 주위에서 이러한 일들은 수없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러한 정보가 축적된 아주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빅데이터라 말한다. 과거에는 텍스트 위주의 데이터가 많았다면 이제는 사진과 동영상·음성 등 비정형 데이터가 급속히 늘고 있다. 빅데이터는 정보통신기술(ICT)의 발달과 더불어 우리 삶의 양식과 질을 바꾸고 있다.
기상 정보와 교통 정보, 그리고 공간 정보 등 빅데이터를 활용한 정보는 이제 일상에서 떼 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자율주행 자동차와 기업의 홍보·마케팅은 물론 투자와 경제 흐름을 이해하는 데도, 정책 수립과 의사결정에도 빅데이터가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질병 연구는 말할 것도 없고 AI의 영역에서도 빅데이터는 절대적이다. 이렇듯 데이터의 홍수 속에서 필요한 데이터를 잘 가공해 활용한다면 인류의 삶은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데이터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데이터가 공유되고 개방돼 자유롭게 흐르도록 해야 한다. 병무청도 모든 데이터가 연결되는 세계 최고의 ‘디지털 플랫폼 정부 구현’이라는 목표에 발맞춰 다양한 병역 데이터를 개방하고 있다. 병적증명서 등의 서류를 온라인으로 발급해 국민의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있는 것이 일례다.
특히 필요한 항목만 선별하고 추출해 제공함으로써 개인정보 보호도 강화했다. 더불어 공공데이터포털에 총 93종의 병역 데이터를 제공해 국민 누구나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특히 병역판정검사 결과는 우리나라 청년들의 신체 발달과 건강 상태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데이터로서 그 가치가 매우 높다. 실제로 신장·체중, 간 수치 등 검사 정보를 활용해 비만율 변화 연구, 잠복 결핵 유병률 조사, 간염 연구 등 다양한 의료 연구가 이뤄졌고 현재도 진행 중이다.
앞으로는 의료 기관과 대학뿐만 아니라 기업과 각종 단체 등이 병역 데이터를 활용해 더 큰 사회적 효용과 가치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해나갈 계획이다. 민간 앱을 통한 서비스 확장 등 국민 편익을 높이기 위한 노력에도 박차를 가하려고 한다.
하나의 별은 점에 불과하지만 무리 짓고 질서를 이루면 별자리가 되고 이야기 바다가 된다. 데이터도 마찬가지다. 모으고 융합하면 빛나는 가치가 된다. 매일 축적되는 청년들의 병역 데이터가 건강한 국민 삶을 위한 빛나는 ‘별의 이야기’로 새겨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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